대머리는
머리털이 많이 빠져서 벗어진 머리나 그런 사람을 뜻하는 표준말입니다.
한자로는 독두(禿頭), 독로(禿), 독발(禿髮), 독정(禿頂), 돌독(突禿)이라고도 하지만,
우리말로는 맨머리나 민머리라고 합니다.


안녕하세요.

어제 뉴스에서 들으니,
상대방에게 '너는 대머리다'라고 하는 것은 명예훼손이라는 법원의 판결이 있었다고 합니다.
대머리는 표준말이기 때문에 명예훼손이 아니라고 판단했던 법원이 2심에선 유죄라는 선고를 내린 겁니다.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분이 항소하면서, 이제 대머리란 표현에 따른 명예훼손 여부는 대법원으로 공이 넘어갔습니다.

1.
대머리는
머리털이 많이 빠져서 벗어진 머리나 그런 사람을 뜻하는 표준말입니다.
한자로는 독두(禿頭), 독로(禿), 독발(禿髮), 독정(禿頂), 돌독(突禿)이라고도 하지만,
우리말로는 맨머리나 민머리라고 합니다.
'
'은 다른 것이 없다는 뜻을 더하는 씨가지(접사)로 맨눈, 맨다리, 맨땅처럼 쓰므로
맨머리는 머리카락이 없다는 뜻이 될 겁니다.
그러나 맨머리에는 모자나 수건 따위를 쓰지 않은 머리라는 뜻도 있어 머리털이 없는 머리와 좀 헷갈립니다.
'
'은 꾸미거나 딸린 것이 없는 이라는 뜻을 더하는 씨가지(접두사)로 민얼굴, 민소매처럼 쓰므로
민머리는 정수리까지 벗어진 대머리를 이르는 말입니다.

2.
대머리에서 ''가 무슨 뜻인지는 학자마다 풀이가 조금씩 다릅니다.
'
머리'의 낮춤말인 '대갈머리'에서 ''가 온 것이 아니겠냐고 추측하시는 분들이 많으십니다.
크고, 밝고, 드러내 놓는다는 뜻을 지닌 앞가지인 ''에서 왔다고 보시는 분도 계십니다.
'
대낮'이라든지 '대번에'할 때의 ''가 그런 보기입니다.


3.
대머리건 민머리건 간에 그 머리는 '벗겨진' 게 아니라 '벗어진' 겁니다.
'
벗어지다'
"
덮이거나 씌워진 물건이 흘러내리거나 떨어져 나가다"는 뜻으로
신발이 커서 자꾸 벗어진다, 소반의 칠이 벗어져 보기가 흉하다처럼 씁니다.
'
벗겨지다'
"
덮이거나 씌워진 물건이 외부의 힘으로 떼어지거나 떨어지다"는 뜻으로
신발이 꽉 끼어 잘 벗겨지지 않는다, 때가 눌어붙어 잘 안 벗겨진다처럼 씁니다.

따라서,
머리카락이 없는 분에게 '머리가 벗겨진 사람'이라고 하면,
누군가에게 머리카락을 다 뽑힌 사람이 됩니다.
이거야말로 욕이 될 수 있으니 조심하셔야 합니다.
^^*

4.
머리를 많이 쓰면 대머리가 된다고 합니다. 당연히 더 세기도 하겠죠.
세상에는 하고많은 직업이 있고 모든 직업은 다 스트레스가 있을 겁니다.
꾸준히 자기와 싸움을 해야 하는 연구직이 아마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직업에 들어갈 것 같습니다.
며칠 전
제 일터에서 열심히 연구하던 연구원이 갑자기 쓰러져서 아직 깨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서 박사님!
식구와 일터 동료가 애타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루빨리 자리에서 일어나셔서 푸근한 미소를 다시 보여주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 입니다.


[
운전자가 실랑이를 벌인다]

어제는 아는 분과 함께, 밭고랑에서 전어를 구워먹었습니다.
대가리 속에 깨가 서 말이나 있고,
그 냄새를 맡으면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가을 전어!
역시 맛있더군요.

아는 분이 농장으로 초대해서 갔었는데,
농장이 이천이라서 좀 멀더군요.
일요일이면 당연히 자야하는 늦잠도 못 자고,
아침 일찍 길을 나섰죠.

가는 중에 차가 밀려서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교통방송을 들으니,
제가 가는 길 앞에서 접촉사고가 나, 운전자들이 서로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고 하더군요.
빨리 가서 전어를 구워 먹어야 하는데... 이렇게 길이 밀리니...

흔히,
교통방송에서 자주 듣는 말 중 하나가,
“어디에서 교통사고가 났는데,
운전자들이 길 위에서 서로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입니다.

여기서 ‘실랑이’는 잘못 쓰인 말입니다.
‘승강이’가 옳습니다.

‘승강이(昇降-)’는,
“서로 자기주장을 고집하며 옥신각신하는 일”을 말합니다.
사소한 일로 너와 승강이할 시간이 없다처럼 쓰죠.

‘실랑이’는,
“이러니저러니, 옳으니 그르니 하며 남을 못살게 굴거나 괴롭히는 일”을 말합니다.
‘실랑이를 당하다/빚쟁이들한테 실랑이를 받는 어머니가 불쌍하다’처럼 씁니다.

차량 흐름을 방해하는 두 운전자의 짓거리는
‘승강이질’이지 ‘실랑이질’이 아닙니다.
그들은 서로 상대편이 잘못했다고 (자기주장을 고집하며) 목소리를 높여 싸우는 것이지,
공연히 남을 못살게 구는 짓은 아니잖아요.

그리고 당연한 말이지만,
‘실랑이’라는 말은 사전에 있어도 ‘실랭이’라는 말은 없습니다.
다만, ‘실래이’는 ‘실랑이’의 경상도 지방 사투리입니다.
‘승강이’라는 말은 사전에 있어도 ‘승갱이’라는 말은 없습니다.

이번 주는
자기주장만 옳다고 남과 승강이하는 일도 없고,
뜬금없이 다른 사람에게서 실랑이 당하는 일도 없는,
멋진 한 주를 보내시길 빕니다.

보태기)
실랑이는 본래 과거장에 쓰던 '신래(新來)'에서 나온 말이라고 합니다.
과거 합격자를 발표되면 호명 받는 사람은 예복을 갖춰 입고 합격 증서를 타러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바로 이 호명이 '신래위'입니다.
이때 합격하지 못한 사람들이 합격한 사람을 붙잡고 얼굴에 먹칠을 하거나,
옷을 찢으며 합격자를 괴롭혔다고 합니다.
바로 여기서 나온 말이 ‘실랑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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