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 31일에 바뀐 표준어 규정에 따라
며칠 전까지는 '남우세스럽다'만 표준말이었지만 앞으로는 '남사스럽다'도 표준말입니다.
아래 편지는 지난 2005년쯤에 보낸 것으로 '남사스럽다'로 쓰면 안 된다는 내용인데, 이제는 '남사스럽다'도 표준말이므로 누리집 등에 올리신 분은 지워주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안녕하세요.

어젯밤에 제주도로 가는 배에서 큰불이 났네요.
다행히 아무도 다치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참으로 다행입니다.

지난 8 31일에 바뀐 표준어 규정에 따라
며칠 전까지는 '만날'만 표준말이었지만 앞으로는 '맨날'도 표준말입니다.
아래 편지는 예전에 보낸 것으로 '맨날'로 쓰면 안 된다는 내용인데, 이제는 '맨날'도 표준말이므로 누리집 등에 올리신 분은 지워주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
만날 뗑그렁]

어제 몇 분이 댓글을 보내셨는데 제발 술 이야기 좀 하지 말아 달라고 하시네요.
그렇게 하겠습니다. 되도록 술 마신 이야기는 하지 않겠습니다.

좀 둘러대자면,
우리말 편지는 제가 일터에서 일하며 느끼는 것이나,
오가면서 본 것이나,
식구와 있었던 일 가운데서 우리말과 관련된 것을 골라 밥상을 차립니다.
그러다 보니 제 일터인 농업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일 끝나고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마시는 술 이야기가 나오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내미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런 것 없이,
맞춤법 하나 풀고, 순 우리말 하나 덜렁 내 놓으면 아마도 재미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일터 이야기 잘못했다가 작년 여름에 크게 아팠던 적이 있고,
식구 이야기는 너무 개인적이라 좀 부담스럽습니다.
일터를 오가거나 일터에서 일 끝내고 집에 들어갈 때까지가 우리말 편지 꼭지를 찾는 데 가장 좋습니다.
그래서 있는 그대로 술 마신 이야기를 자주 푼 거였습니다.
둘러대자면...^^*

어쨌든 앞으로 될 수 있으면 술 이야기는 하지 않을게요.
이러다 남들이 저는 만날 술만 마시는 사람으로 알까 두렵습니다. ^^*

날마다 뭔가를 하면 '맨날 뭘 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때는 '맨날'이 아니라 '만날'이 맞습니다.
한자어 만()과 우리말 ''이 합쳐져 '만 번의 날', , "하루도 빠짐없이 날마다"라는 뜻이 됩니다.

'
만날'보다 '맨날'이 익숙한 것은 아마도,
맨눈, 맨다리, 맨대가리, 맨손, 맨주먹, 맨몸 따위가 입에 익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여기에 쓴 ''은 뭔가가 섞이지 않거나 아무것도 지니지 아니한 상태를 나타냅니다.

익은말(속담) '만날 뗑그렁'이란 게 있습니다.
"
생활이 넉넉하여 만사에 걱정이 없음을 이르는 말."입니다.
'
뗑그렁'이 쇠붙이 부딪치는 소리이므로 아마도 돈이 많다는 뜻일 겁니다.

제발 제 삶도 '만날 뗑그렁'이면 좋겠습니다. ^^*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아래 글은 예전 규정에 따른 것으로 지금 규정에서 보면 틀린 글입니다.
누리집에 이 글이 있으면 지워주십시오.



[
맨날 놀다]

오늘은 말 그대로 봄비가 내리네요.

어제 어린이날은 어떻게 보내셨어요?
애들에게 많이 시달리셨나요?

저는 그동안 맨날 놀다 보니 일이 밀려서...
어제는 사무실에 나와서 일을 좀 했습니다.
모내기 전에 마쳐야 할 일이 좀 있기에...

남들 일할 때 놀고,
남들 놀 때 또 놀고...
이렇게 맨날 놀기만 하니 되는 일이 없죠...
그래도 노는 것은 역시 좋아요.
놀 때는 피곤한지도 모르죠.

위에서 제가 ‘맨날 논다’라고 했는데요.
‘맨날’은 국어사전에 없는 낱말입니다.

‘날마다 계속하여서’라는 뜻의 낱말은,
‘맨날’이 아니라,
‘만날’입니다.
만날 그 모양이다. 너는 시험이 코앞인데 만날 놀기만 하니?처럼 쓰죠.

저는 올 들어 만날 놀았으니,
이제부터라도 열심히 일 좀 해 봐야겠습니다.

오늘도 행복하게 지내시길 빕니다.
벌써 금요일이잖아요.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 입니다.



[
알은체하다/아는 체하다]
어제 오후에 회사일로 평택에 다녀왔습니다.
일을 보고 주차장에 내려왔는데, 거기서 누군가 저를 알은체를 하더군요.
그런데 영 기억이 안 나요...그 자리에서 대충 인사하고 얼버무리긴 했지만...
실은 지금도 누군지 기억나지 않습니다.
죄송하지만...

오늘은 누군지 모르는 그분께 죄송한 마음을 갖고 우리말 편지를 쓸게요.
알은체하다, 아는 체하다, 알은척하다, 아는 척하다의 차이에 대해서 말씀드릴게요.

‘아는 체하다, 아는 척하다’는 어떠한 사실에 대해서 알지 못하면서,
아는 것처럼 꾸민다는 뜻입니다.
‘잘 모르면서 아는 척하면 큰 코 다친다’처럼 씁니다.

‘알은척하다, 알은체하다’는
“어떤 일에 관심을 가지는 듯한 태도를 보임”
“사람을 보고 인사하는 표정을 지음”이라는 뜻이 있습니다.
안면이 있음을 뜻하는 말이죠.
‘다음에 만나면 알은척이나 해라.
‘누가 너에게 알은척하던데, 잘 알아?’처럼 씁니다.

중요한 것은,
‘알은척하다, 알은체하다’는 한 낱말(사전에 한 낱말로 올라있음)이므로 붙여 써야 하고,
‘아는 체하다, 아는 척하다’는 한 낱말이 아니므로 띄어 써야 한다는 것입니다.

어제 저에게 누군가 ‘알은체’한 것이고,
제가 날마다 편지를 보내는 것은 쥐뿔도 모르면서 ‘아는 체’하고 있는 거죠.
차이점 아시겠죠?

날씨가 참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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