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뚫려 있거나 비어 있던 곳이 묻히거나 막히다"는 뜻의 낱말이 '메다'이고,
이 낱말의 사동사가 '메우다'입니다.
거기에
"
무료한 시간을 적당히 또는 그럭저럭 흘러가게 하다"라는 뜻으로 '메꾸다'도 표준말로 인정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예전 직장에서는 아들과 같이 자전거를 타고 한가롭게 일터에 나갔는데,
여기서는 버스, 전철을 번갈아 타면서 100분 동안 정신없이 오다 보니 등에 땀이 밸 정도입니다.
이렇게 내년까지 지내야 한다고 생각하니 아침부터 힘이 빠지네요. ^^*

지난 8월 말에 바뀐 규정에 따라 현재 표준말과 별도의 표준말로 인정한 낱말이 25개이고,
그 가운데 오늘 소개할 낱말은 '메꾸다'입니다.
"
뚫려 있거나 비어 있던 곳이 묻히거나 막히다"는 뜻의 낱말이 '메다'이고,
이 낱말의 사동사가 '메우다'입니다.
거기에
"
무료한 시간을 적당히 또는 그럭저럭 흘러가게 하다"라는 뜻으로 '메꾸다'도 표준말로 인정했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낸 편지에 있는 '메꾸다'가 틀렸다는 글입니다.
이제는 맞으니 아래 있는 글이 누리집에 올라 있으면 지워주시기 바랍니다.

방금 들으니,
스티브 잡스가 죽었다고 하네요.
애플을 만들고, 그 회사에서 쫓겨나고, 다시 들어가서 회사를 키운 사람인데
결국 흙으로 돌아가네요.

언젠가 말씀드렸듯이 죽었을 때 입는 수의에는 주머니가 없습니다.
열심히 일하고 잘 살다, 갈 때는 빈손으로 가는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도 어떤 회사 회장은 돈을 주고 폭력배를 동원해 전 사장을 폭행했다는 기사가 어제 있었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우리는 그런 일과 아무 관계 없이 사는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도 맘 편하게 웃을 수 있습니다.
오늘도 자주 웃으시고 즐겁게 보내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
메꾸다 --> 메우다]

어제 축구 보셨어요?
참 아쉬운 경기였습니다.

아쉬움을 달래고자 오늘은 축구로 이야기를 풀어 볼게요.

축구 중계를 듣다 보면,
'
수비수가 빠져나간 저 자리를 다른 선수가 빨리 메꿔야 합니다.'라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뭘 어떻게 메꾸죠?

대한민국 국어사전에 '메꾸다'라는 단어는 없습니다.

'
뚫려 있거나 비어 있던 곳이 묻히거나 막히다'는 뜻의 단어는 '메다'이고,
이 단어의 사동사는 '메우다'입니다.
구덩이를 메우다, 공란을 메우다처럼 씁니다.

'
수비수가 빠져나간 저 자리를 다른 선수가 빨리 메꿔야 합니다.',
'
수비수가 빠져나간 저 자리를 다른 선수가 빨리 메워야 합니다.'로 써야 바릅니다.

우리말을 엉망으로 지껄이는 해설자 때문에 텅 비어 버린 제 가슴 한구석을 무엇으로 메워야 할까요?

우리말123


[
메우다와 메꾸다]

안녕하세요.

그제는 고향 동생을 만났습니다.
그 친구가 고향을 떠나 이사를 하는 바람에 거의 15년 만에야 만났습니다.
하룻밤 이야기를 나눈다고 15년이라는 공간을 메울 수는 없지만 그래도 정을 확인할 수는 있었습니다. ^^*

흔히 구멍이나 빈 곳을 채운다는 뜻을 나타낼 때 '메꾸다'를 씁니다.
구덩이를 메꾸다, 공란을 메꾸다, 바다를 메꿔 땅을 만들다, 축낸 돈을 빨리 메꿔놔라, 벽에 생긴 구멍을 메꿔야 한다처럼 씁니다.

그러나
국어사전에 '메꾸다'는 없습니다. '메우다'입니다.
메우다는
뚫려 있거나 비어 있던 곳이 묻히거나 막히다, 어떤 장소에 가득 차다는 뜻이 있는 '메다'의 시킴꼴(사동형)입니다.

'
메우다'보다는 '메꾸다'가 더 강한 느낌이 들기 때문에 많이 쓰이지만 표준말은 메우다입니다.
구덩이를 메우다, 공란을 메우다, 바다를 메워 땅을 만들다, 축낸 돈을 빨리 메워놔라, 벽에 생긴 구멍을 메워야 한다처럼 써야 바릅니다.

고맙습니다.  



 


돌아오는 일요일이 한글날입니다.
한글날을 맞아 오늘과 내일은 '인문학 콘서트 2'에 있는 최준식 이화여자대학교 한국학과 교수님의 글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이 책은 교육방송에서 방송한 인문학강좌를 엮은 것으로 대담형식으로 편집되어 있습니다.


김갑수 : 앞서 최 교수님은 우리 선조가 이룬 업적이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아서 무엇부터 히야기해야 좋을지 모르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이것만은 빼놓을 수 없겠죠. 바로 한글 말입니다.
지구상에서 한글을 모국어로 삼아 쓰는 이의 수는 놀랍게도 세계에서 11위라고 합니다. 영어나 중국어, 식민지를 많이 거느렸던 제국들의 언어가 널리 쓰인다는 것은 이해가 가지만, 모국어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한 프랑스어보다도 한국어를 사용하는 인구가 더 많다는 것은 놀라운 일입니다.
한글의 우서성은 세계가 인정하고 있습니다. 1997년에 유네스코에서 훈민정음을 세계 기록 유산으로 지정했고, 해마다 인류의 문맹률을 낮추는 데 공적을 끼친 단체나 개인을 뽑아 상을 주는데 그 상의 이름을 ‘세종대왕상(King Seojong Price)'으로 정한 것만 봐도 알 수 있지 않습니까? 또 언어학 연구로는 세계 최고의 영국 옥스퍼드 대학에서 합리성, 과학성, 독창성 등의 기준으로 세계 모든 문자에 순위를 매겨쓴데 한글이 1위를 차지했어요.
최 교수님은 외국에서 공부하셨으니 우리 문화를 상대적으로 바라볼 기회가 많으셨을 텐데, 현장에서 바로본 한글에 대한 평가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최준식 : 제가 전공자는 아닙니다만, 한글을 공부하다 보니까 세계 모든 언어 가운데 가장 신비스러운 사례라는 평가를 자주 보게 됩니다. 왜냐면, 어느 언어체계든 그 기원이나 창시자가 명확하게 밝혀진 사례는 없잖아요. 그런데 한글은 만든 사람을 알고, 만든 원리도 알고, 창제일, 반포일까지 저확하게 명시되어 있다는 거죠. 이처럼 정교하고 탁월한 문자체계가 어느 날 갑자기 탁!튀어나왔다는 거예요.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미스터리다, 이렇게들 말하죠.
세계적인 언어학자들이 한국어의 천재성, 우수성을 찬탄한 사례는 무수히 많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의 메릴랜드 대학에 있는 언어학자 로버트 램지(Robert Ramsey) 교수는 한글이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문자라고 했지요. 한글은 소리와 글이 서로 체계적인 연계성을 지닌 과학적인 문자라면서 “다른 어느 문자에서도 찾을 수 없는 위대한 성취이지 기념비적 사건”이라고까지 평가했어요. 영국의 석세스 대학 제프리 샘슨(Geoffrey Samson) 교수도 “한글은 의심할 여지없이 인류의 가장 위대한 지적 성취 중 하나로 꼽아야 한다”고 했죠. 샘슨 교수는 한글을 ‘자질문자’라고 규정한 최초의 언어학자예요. 사실 한글은 세계 유일의 진정한 음소 문자거든요. 한 부호가 하나의 소리만을 대표하는 문제 체계는 전 세계적으로 한글밖에 없어요. 샘슨 교수가 한글을 ‘자질문자’라고 하는 까닭은 한글이 너무나 세밀하게 소리를 분석해서 표기하고 있기 때문에 음소를 뛰어넘어 음의 자질을 표기하고 있다는 뜻이거
든요.
미국의 미시간 대학 맥컬리(J.D. McCawley) 교수는 20년 전부터 매년 한글날이 되면 축하파티를 연다고 해요. 한글이 현존하는 문제 체계 가운데 가장 독창적이로 문장을 단어로, 음절로, 그리고 음소로 분해하면서도 기본적으로 음절 문자의 형태를 유지하는 유일한 문자 체계인데, 그 놀라운 업적을 1440년대에 이루었다는 것을 언어학계가 당연히 축하해야 한다는 거예요.(435~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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