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1/28] 우리말) 이상과 이하

조회 수 7437 추천 수 0 2011.11.28 10:35:30

 

정리하자면,
80
세 이상은 80세를 포함한 그보다 큰 수고,
80
세 이하는 80세를 포함한 그보다 작은 수이며,
80
세 미만은 80세를 포함하지 않은 그보다 작은 수입니다.


안녕하세요.

아침부터 비가 좀 오네요.
지난 주말에 이틀 모두 일터에 나왔더니 오늘이 월요일인지 화요일인지 헷갈립니다. ^^*

오늘 아침 6:57 SBS뉴스에서 인터넷에 있는 글을 보여주는데 '완죤 욱기네요'라고 쓰여 있었습니다.
비록 방송국에서 쓴 글은 아니지만, 이왕이면 제대로 쓴 글을 보여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택견이 세계무형문화재로 등록될 가능성이 크다고 합니다. 좋은 평가를 받아 꼭 세계무형문화재로 오르면 좋겠습니다.
택견은 태껸이라고 써야 바릅니다. 그런데 지난 8 31일 바뀐 규정에 따라 택견도 맞고 태껸도 맞습니다.
제가 알기로 우리나라에는 한국택견협회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침 뉴스에서(어떤 방송국이었는지 기억이 안 납니다. ^^*)
충북 보은에 80세 이상 되신 분만 들어가실 수 있는 경로당이 생겼다고 나왔습니다.
앵커는 80세 이하는 들어가실 수 없다고 했고, 이를 보도한 기자는 80세 이상만 들어가실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럼 80세 드신 어르신은 들어가실 수 있는 건가요, 없는 건가요?

이상은 수량이나 정도가 일정한 기준보다 더 많거나 나음을 뜻해서
80
세 이상만 들어가실 수 있다고 하면 80세 드신 어르신도 들어가실 수 있습니다.
미만은 일정한 수효나 정도에 차지 못함을 뜻하는데,
80
세 미만은 못 들어가신다고 하면 80세 드신 어르신을 들어가실 수 있고, 79세 드신 어르신은 들어가실 수 없다는 말이 됩니다.
그러나 이하는
수량이나 정도가 일정한 기준보다 더 적거나 모자람을 뜻하므로
80
세 이하라고 하면 80세도 포함이 됩니다.

정리하자면,
80
세 이상은 80세를 포함한 그보다 큰 수고,
80
세 이하는 80세를 포함한 그보다 작은 수이며,
80
세 미만은 80세를 포함하지 않은 그보다 작은 수입니다.

인디언 속담에
노인 한 분이 돌아가시는 것은 도서관 하나를 잃는 것과 같다는 게 있다고 합니다.
어르신들이 건강하게 사시길 기원합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
피로 회복 ==>> 피로 해소/원기 회복]

저는 일주일에 한두 번 찜질방에 갑니다.
혼자 가기 심심하면 동료를 꾀어서 같이 가죠
어제도 동료를 꾀어서 찜질방에 갔는데,
나오기 직전에 그 동료가 저에게 음료수 하나를 사 주더군요.
그 유명한 동아제약의 박카스...

박카스가 몇 년 전부터 나온 음료수인지는 모르지만,
맷집 하나는 대단합니다.
언론이나 한글학자들이 그렇게 조져도 끄떡도 하지 않습니다.
며칠 전에 마신 박카스 상표에도 여전히,
‘피로 회복’이라고 씌어 있더군요.

동아제약에서 하고 싶은 말은,
그 음료수를 마시면 피로가 풀린다는 말일 텐데,
‘피로 회복’은 그런 뜻이 아닙니다.

‘회복(回復/恢復)’은 “원래의 상태로 돌이키거나 원래의 상태를 되찾음”을 뜻합니다.
병으로 잃었던 건강을 회복했다/한번 무너진 신뢰는 회복하기 어렵다./몇 시간 후에야 의식을 회복했다처럼 씁니다.

따라서, ‘피로 회복’은 ‘피로를 회복한다’는 말로,
지금 건강하고 좋은데, 다시 피곤한 상태로 돌아간다는 말이 됩니다.
당연히 ‘피로 회복’이 아니라, ‘피로 해소’나 ‘원기 회복’으로 써야죠.

맷집 좋은 동아제약은 이런 지적을 수십 년 동안 받고도 끄떡도 안 하고 있습니다.
동아제약은 이렇게 지적하는 게 오히려 자기 회사 선전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하긴...
국립국어원에서 만든 사전에도 ‘회복’이라는 낱말을 활용하는 보기로,
‘피로 회복’이 나와 있으니 동아제약 맷집만 이야기할 일도 아니네요.
국립국어원은,
“관용구 중에는 때로 합리적으로 설명하기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언중들 사이에서 고정된 의미로 일반화되어 쓰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피로 회복“이나 ”안전 사고“ 따위가 대표적인 보기입니다. 이런 표현들은 고정된 의미로 너무나 자연스럽게 쓰이고 있기 때문에 규범적으로 무조건 틀렸다고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라는 궤변으로 ‘피로 회복’을 사전에 올려놨습니다.
하루빨리 사전을 고쳐 잃은 명예를 회복하길 빕니다.


보태기)
맷집[매찝/맫찝]은 “매를 견디어 내는 힘이나 정도”로,
맷집이 약하다/이리 비척 저리 비척 맷집 좋게 맞았다처럼 씁니다.
다른 뜻으로,
“때려 볼 만한 통통한 살집”이나, “툭하면 매를 잘 얻어맞음을 이르는 말”을 뜻하기도 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44096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49763
1376 [2011/12/14] 우리말) 부치다와 붙이다 머니북 2011-12-14 8713
1375 [2011/12/12] 우리말) 절대절명 => 절체절명 머니북 2011-12-12 9776
1374 [2011/12/09] 우리말) 안전사고 머니북 2011-12-09 7864
1373 [2011/12/08] 우리말) 소반다듬이 머니북 2011-12-08 18387
1372 [2011/12/07] 우리말) 질기둥이 머니북 2011-12-07 11642
1371 [2011/12/06] 우리말) 딸내미와 싸움 머니북 2011-12-06 7212
1370 [2011/12/05] 우리말) 땐깡과 지다위 그리고... 머니북 2011-12-05 14049
1369 [2011/12/02] 우리말) 한글의 우수성 머니북 2011-12-02 8065
1368 [2011/12/01] 우리말) 물때썰때 머니북 2011-12-01 7380
1367 [2011/11/30] 우리말) 두째와 둘째 머니북 2011-11-30 7991
1366 [2011/11/29] 우리말) 재시합과 재경기 머니북 2011-11-29 18765
» [2011/11/28] 우리말) 이상과 이하 머니북 2011-11-28 7437
1364 [2011/11/25] 우리말) 십여 명 머니북 2011-11-25 20642
1363 [2011/11/24] 우리말) 자주 틀리는 맞춤법 머니북 2011-11-24 15116
1362 [2011/11/23] 우리말) 백발 머니북 2011-11-23 7534
1361 [2011/11/22] 우리말) 아름되 머니북 2011-11-22 10991
1360 [2011/11/21] 우리말) 광어 -> 넙치 머니북 2011-11-21 6788
1359 [2011/11/18] 우리말) 댓글 소개 머니북 2011-11-18 17209
1358 [2011/11/17] 우리말) 닭 벼슬과 닭 볏 머니북 2011-11-17 8073
1357 [2011/11/16] 우리말) 빼꼼과 빠끔 머니북 2011-11-16 78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