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2/29] 우리말) 누룽지와 눌은밥

조회 수 3526 추천 수 0 2011.12.29 09:07:02

쉽게 봐서,
딱딱하게 굳은 것은 누룽지이고,
누룽지에 물을 부어 먹기 좋게 만든 게 눌은밥입니다.

안녕하세요.

오늘 아침 6:27쯤에 KBS2에서 누룽지 이야기를 했습니다.

누룽지와 눌은밥은 다릅니다.
'누룽지'는 "솥 바닥에 눌어붙은 밥"이고,
'눌은밥'은 "솥 바닥에 눌어붙은 밥에 물을 부어 불려서 긁은 밥"입니다.

쉽게 봐서,
딱딱하게 굳은 것은 누룽지이고,
누룽지에 물을 부어 먹기 좋게 만든 게 눌은밥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식당에서 밥을 먹고 입가심으로 달라고 하는 것은
누룽지가 아니라 눌은밥입니다.
"여기 눌은밥 좀 주세요."라고 말해야 바릅니다.

만약 "여기 누룽지 좀 주세요."라고 말하면,
딱딱한 누룽지를 비닐에 담아 줄지도 모릅니다. 집에 가져가시라고... ^^*

이제 올해가 가려면 사흘 남았습니다.

여러분은 올해 어떤 일이 가장 뜻깊었나요?
저는 셋째를 낳은 게 가장 뜻깊은 일이었고,
제 일터를 농촌진흥청에서 이곳 국무총리실로 옮긴 게 제 삶에서 가장 큰 변화였습니다.

여러분은 어땠나요?
올 한 해 여러분의 뜻깊었던 소식을 보내주시면 내일 우리말 편지에서 같이 읽고자 합니다.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시장 가기]

여러분, 주말에 시장 가시나요?
저와 함께 시장 가실 용의(用意, ようい[요우이])가 아닌 뜻이 있으시면,
떠나시기 전에 용무(用務, ようむ[요우무])나 용변(用便, ようべん[요우뱅]) 다 보시고,
무엇을 구입(購入, こうにゅう[고우뇨])할 필요 없이 그냥 사러 가 볼까요?

집을 나서면서 시건(施鍵,せじょう[세죠우])장치 대신 잠금장치로 단도리(段取り, だんどり[단도리])가 아닌 단속이나 채비 잘하시고,
가는 길에 가건물(假建物, かりたてもの[가리다데모노])이 아닌 임시 건물에 세 들어있는 은행에 들러,
납기(納期, のうき[노우끼])일 늦지 않게 전기세가 아닌 전기요금 내시고 
육교(陸橋, りっきょう[릭교])가 아닌 구름다리 건너 백화점에 갑니다. 
남편은 애들과 함께 대기실(待機室, たいきしつ[다이끼시쯔])이나 대합실(待合室, まちあいしつ[마찌아이시쯔]) 아닌 기다림 방에서 쉬라고 하고...

백화점은,
저를 고객(顧客, こかく/こきゃく[고각구/고꺅])으로 모시지 말고 손님으로 모시며,
매출(賣出, うりだし[우리다시]) 늘려 매상고(賣上高, うりあげだか[우리아게다까]) 올릴 생각 버리고,
정찰제(正札制き(しょうふだつき)[쇼부다쯔끼]) 필요 없고 단가(單價, たんか) 몰라도 좋으니, 제값만 받고,
대폭(大幅, おおはば[오오하바]) 세일 안 해도 좋고 할인(割引, わりびき[와리비끼]) 안 해도 좋으니 에누리나 잘하고,
신상품 입하(入荷, にゅうか[뇨까]) 안 해도 좋으니 질 좋은 물건이나 가져다 놓고,
당분간(當分間, とうぶんかん[도우붕강]) 품절(品切れ(しなぎれ[시나기래]))돼도 좋으니 있는 물건 가지고 바가지나 씌우지 마시길...
나오시기 전에 야채(野菜, やさい[야사이]) 대신 남새나 푸성귀, 하다못해 채소를 꼭 사셔서 가족 건강 챙기시길...

사온 옷은 단스(簞?, たんす[단스])에 넣지 말고 장롱이나 옷장에 넣어 두세요.
그래야 도난(盜難, とうなん[도우낭]) 당하는 게 아니라 도둑맞지 않죠. 
만약 도둑놈이 들어오면,
도둑놈에게는 수갑(手匣, てじょう[데죠]) 채우지 말고 쇠고랑 채우고,
도둑질한 물건은 압수(押收, おうしゅう[오우슈])하지 말고 그냥 거둬야 합니다.

시장 잘 다녀오셨죠? 

보태기)
1. 여기에 쓴 일본어투 말도 우리나라 국어사전에 올라있습니다.(시건, 단스만 빼고...)
또, 그 말은 모두 국립국어원에서 바꿔서 쓰라고 권하는 말입니다.(용의, 용무, 용변만 빼고...)
일본어투 글 오른쪽에 있는 우리말을 쓰시면 됩니다.
예를 들면,,
'고객' 대신에 '손님'이라고 쓰시면 됩니다.

2. 부족한 일본어 실력이지만, 
일본어투 한자와 우리가 평소에 쓰는 말이 얼마나 비슷한지를 보이고자,
일본어 발음을 [ ] 안에 제 나름대로 달아봤습니다.
어디까지나 제 나름대로 읽은 것이니 정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수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16905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22476
1476 [2011/03/14] 우리말) 해망쩍다 moneybook 2011-03-15 3627
1475 [2011/03/15] 우리말) 꽃샘과 꽃샘추위 moneybook 2011-03-15 3226
1474 [2011/03/16] 우리말) 잎샘 moneybook 2011-03-16 3009
1473 [2011/03/17] 우리말) 방사선과 방사능 moneybook 2011-03-17 3146
1472 [2011/03/18] 우리말) 난임과 불임 moneybook 2011-03-18 3136
1471 [2011/03/21] 우리말) 끼끗하고 조쌀하다 moneybook 2011-03-21 3551
1470 [2011/03/22] 우리말) 뭘로와 뭐로 moneybook 2011-03-22 3109
1469 [2011/03/23] 우리말) 댓글 moneybook 2011-03-23 3059
1468 [2011/03/24] 우리말) 여우비 moneybook 2011-03-24 3545
1467 [2011/03/25] 우리말) 비릊다 moneybook 2011-03-25 3196
1466 [2011/04/04] 우리말) 조비비다 moneybook 2011-04-04 3730
1465 [2011/04/05] 우리말) 기름값 인하 moneybook 2011-04-05 3335
1464 [2011/04/05-2] 우리말) 잔불과 뒷불 moneybook 2011-04-05 3299
1463 [2011/04/06] 우리말) 자글거리다 moneybook 2011-04-06 3740
1462 [2011/04/07] 우리말) 문제를 냈습니다 moneybook 2011-04-07 3120
1461 [2011/04/08] 우리말) 파근하다 moneybook 2011-04-08 3908
1460 [2011/04/09] 우리말) 제가 누구냐고요? moneybook 2011-04-09 3677
1459 [2011/04/11] 우리말) 너스레 moneybook 2011-04-12 3220
1458 [2011/04/12] 우리말) 예부터 moneybook 2011-04-12 3561
1457 [2011/04/13] 우리말) 비명과 환호성 moneybook 2011-04-13 38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