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1/03] 우리말) 난이도와 난도

조회 수 3500 추천 수 0 2012.01.03 10:16:47

저라면,
난이도나 난도를 쓰지 않고,
어려운 기술이나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는 기술로 풀어쓰겠습니다.
'난도 높은 기술'보다는
'높은 점수를 딸 수 있는 어려운 기술'이 더 쉽지 않나요?

안녕하세요.

오늘 아침 6:19 SBS뉴스에서 리듬체조 선수 이야기를 하면서
"난도 높은 기술"이라고 했습니다.
출연자는 '난이도'라고 했으나 기자는 '난도'라고 바르게 말했습니다.

난이도(難易度)는 난도와 이도를 합친 낱말입니다.
난도는 어려운 정도이고, 이도는 쉬운 정도라고 할 수 있으니
난이도는 "어려움과 쉬움의 정도"라는 뜻입니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도 그렇게 풀이되어 있습니다.

문제는 난이도가 높다는 말이 버젓이 쓰인다는 겁니다.
'쉽고 어려운 정도'가 어떻게 높고 낮을 수 있죠?

난이도는
난이도를 조절하여..., 배점은 문제의 난이도에 따라 달라진다처럼 써야 바릅니다.

더 큰 문제는 표준국어대사전에 든 보기입니다.
국립국어원에서 만든 표준국어대사전 인터넷판 보기에
'체조 따위의 경기에서, 선수가 구사하는 기술의 어려운 정도'라는 보기를 들어놨습니다.

사전에 따르면
기술의 어려운 정도를 난이도라고 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러니 체조 선수가 말한 '난이도 있는 기술'이 말이 되는 것이죠.
이건 사전이 틀렸습니다. 사전을 고쳐야 맞다고 봅니다.
사전에서 이렇게 풀이하고 나니,
고난이도, 고난도, 최고난도, 최난도 따위의 말도 안 되는 낱말이 만들어지는 겁니다.

저라면,
난이도나 난도를 쓰지 않고,
어려운 기술이나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는 기술로 풀어쓰겠습니다.
'난도 높은 기술'보다는
'높은 점수를 딸 수 있는 어려운 기술'이 더 쉽지 않나요?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기분이 좋은 것 같아요 --> 기분이 참 좋아요]

며칠 전에 '되겠습니다'을 조심해서 쓰자는 편지를 드린 적이 있습니다.
그 '되겠습니다'처럼 조심해야 할 말버릇으로
오늘은 '-같다'를 소개해 드릴게요.

'같다'는, 잘 아시는 것처럼,
"크기, 생김새 따위가 서로 다르지 않고 한 모양이다"나,
"다른 것과 비교하여 그것과 다르지 않다"는 뜻이 있습니다.

또, '아마 ∼것 같다'처럼 "추측, 불확실한 단정을 나타내는 말"을 뜻하기도 합니다.
비가 올 것 같다. 연락이 없는 걸 보니 무슨 사고가 난 것 같다처럼 씁니다.
이 말은 추정이나 예상처럼 확실하지 않은 것에만 쓰는 말입니다.

이런 '같다'를 
자기 기분이나 느낌, 생각을 말할 때는 쓰면 안 됩니다.

뭔가 좋은 일이 있는 사람에게 기분을 물으면,
"기분이 좋은 것 같아요"라고 대답하는 경우가 그런 거죠.
자기 기분을 자기가 말하면서 마치 남의 기분을 예상하거나 추측하는 것처럼 말하면 안 되죠.

재밌는 것 같아요.
즐거운 것 같아요.
기쁜 것 같아요.
좋은 것 같아요... 모두 마찬가집니다.

또, "저는 자라면서 병치레를 자주 했던 것 같아요"처럼,
자기가 겪은 일을 마치 남의 경험처럼 말하는 것도 올바른 말버릇이 아닙니다.

"기분이 좋은 것 같아요"가 아니라, "기분이 참 좋아요."
"저는 자라면서 병치레를 자주 했던 것 같아요"가 아니라, "저는 자라면서 병치레를 자주 했습니다."라고 하면 좋잖아요.

정리하면,
자기 기분이나 느낌, 생각을 말할 때는 '같다'를 쓰시면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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