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1/05] 우리말) 쇠고기

조회 수 5892 추천 수 0 2012.01.05 09:47:58

'소고기'와 '쇠고기'는 둘 다 표준말입니다. 

안녕하세요.

손이 곱아 글자를 치기가 어려울 정도네요.
오늘까지만 춥고 내일부터는 좀 풀린다고 합니다. ^^*

요즘 소고기 이야기가 많네요. 송아지 값이 1만 원도 안 된다고 합니다.
저 대학 다닐 때는 송아지 팔아서 등록금 했는데...그때 등록금이 50만 원 정도였고, 송아지 한 마리가 60만 원 정도 했습니다.
송아지 값이 이렇게 싼데도 식당에서 먹는 소고기 가격은 왜 같은지 모르겠습니다.
유통비용에 문제가 있다고 하는데, 문제를 알면 바로잡으면 되지 않나요?
왜 이런 일이 생길 때마다 유통문제를 들면서도 고치지 못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밭에서 파는 배추값이 100원 인데 시장에서 살 때는 1천 원이다. 다 유통비용이 문제다...
하루이틀 듣는 말이 아닌데... 

1. 
'소고기'와 '쇠고기'는 둘 다 표준말입니다. 
표준말에서는 비슷한 발음을 가진 두 형태가 모두 널리 쓰이고 각각 국어의 일반적인 음운 현상으로 설명되는 경우에는 두 형태 모두 표준어로 삼고 있습니다.
'쇠고기'는 '쇠'는 '소+ㅣ'로 분석할 수 있습니다. 
옛말에서 'ㅣ'는 현대의 '의'에 해당하는 말입니다. 
따라서 '쇠'는 '소의'라는 뜻이고 '쇠고기', '쇠가죽', '쇠기름' 등은 '소의 고기', '소의 가죽', '소의 기름'과 같은 뜻입니다.
'쇠고기'와 '소고기'가 모두 널리 쓰이는 형태일뿐더러, 각각의 발음 차이가 합당한 이론으로 설명될 수 있는 것들입니다. 
이러한 점을 인정하여 표준어규정 제18 항에서는 '쇠-'의 형태를 원칙으로 하고 '소-'의 형태도 허용함으로써 둘 다 표준어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2.
우리가 먹는 닭고기는 달걀에서 나와 약 38일 정도 살다가 죽은 겁니다. 보통 닭은 5년 넘게 사는데 우리는 한 달 조금 넘으면 잡아먹습니다.
우리가 먹는 돼지고기는 약 6개월 정도 기른 겁니다. 보통 돼지는 약 7년을 사는데, 우리는 고기가 부드럽다며 6개월 만에 잡아먹습니다.
우리가 먹는 소고기는 약 2년 정도 기른 겁니다. 보통 소는 20년 정도 사는데 우리는 부드럽고 기름덩어리가 잘 박힌 것을 먹고자 그렇게 일찍 잡아먹습니다.

3. 1kg의 밀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물 1,100리터가 들고, 1kg의 벼는 약 2,700리터의 물이 든다고 합니다. 쇠고기 1kg을 생산하려면 물 1만 6,000리터가 필요하다고 합니다.(식량은 왜! 사라지는가, 전은경, 122쪽)
돼지고기 1kg을 만들기 위해서는 곡물 4kg이 필요하고, 쇠고기 1kg에는 9kg의 곡물이 소비된다고 합니다.(식량은 왜! 사라지는가, 전은경, 167쪽)
우리가 육식을 많이 하면 할 수록 곡물은 줄어듭니다. 이에 따라 세계적으로 굶어 죽는 사람은 더욱 늘어나게 됩니다.

4. 
지구 온난화에 가장 많은 영향을 주는 기체는 이산화탄소입니다.
하지만, 같은 양이 있다고 보면 메탄가스가 이산화탄소보다 훨씬 더 많은 영향을 끼칩니다.
소는 방귀와 트림을 통해 메탄가스를 내뿜습니다. 
1파운드의 소고기를 먹는 것은 SUV 차량 한 대로 40마일을 달리는 것과 같은 양의 온실가스를 방출한다고 합니다.(http://keco.tistory.com/168)
고기를 덜 먹는 게 지구 온난화를 막는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5.
저는 집에서 장모님과 같이 사는데요. 장모님은 고기를 안 드십니다. 직접 기른 푸성귀와 현미밥만 드십니다. 반찬이 모두 '푸르른 초원'입니다.
그 덕분에 저도 몸에 좋은 밥을 끼니때마다 먹습니다.
제가 고기를 먹는 것은 거의 모두 밖에서 식사할 때 입니다. 직장에서 같이 먹거나, 애들과 같이 나가서 피자를 먹거나...
고기 먹는 것을 줄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은 우리말과 별 관련없는 소릴 좀 드렸습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의’의 발음]

새 직장에서는 회의가 무척 많네요.
낮에는 회의 들어가고 저녁에는 그 뒤치다꺼리하다 판날 것 같습니다. 
오늘은 '회의' 발음 이야기를 좀 해 볼게요.

표준발음법에는 '의'를 발음하는 법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제5항. 'ㅑ ㅐ ㅕ ㅖ ㅘ ㅙ ㅛ ㅝ ㅞ ㅠ ㅢ'는 이중모음으로 발음한다. 
다만 4. 낱말의 첫음절 이외의 '의'는 [ㅣ]로, 조사 '의'는 [ㅔ]로 발음함도 허용한다. 
주의[주의/주이] 협의[혀븨/혀비] 우리의[우리의/우리에] 강의의[강:의의/강:이에] 

좀 정리해 보면,
의사, 의미처럼 '의'가 앞에 올 때는 있는 그대로 [의]로 발음하고,
회의, 강의처럼 '의'가 뒤에 올 때는 [ㅣ]로 발음해도 되고,
너의, 나의, 그것의처럼 '의'가 조사로 쓰일 때는 [ㅔ]로 발음해도 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의사'는 [의사]로 이중모음으로 발음해야 하고,([으사]라고 발음하면 안 됩니다.)
'의미'도 [의:미]로 이중모음으로 발음해야 합니다.

그러나,
'회의'는 [회:의]라고 발음해도 되고, [훼:이]라고 발음해도 됩니다.
'강의'도 [강:의]라고 발음해도 되고, [강:이]라고 발음해도 됩니다.
'우리의'도 [우리의]라고 발음해도 되고, [우리에]라고 발음해도 됩니다.

선생님이 [강:의]하시는 것도 맞고, [강:이]하시는 것도 맞으며,
제가 [회:의] 들어가는 것도 맞고, [훼:이] 들어가는 것도 맞습니다. 

보태기)
"뒤에서 일을 보살펴서 도와주는 일"은 '뒤치닥거리'가 아니라, '뒤치다꺼리[뒤:치다꺼리]'가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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