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1/16] 우리말) 애기

조회 수 3509 추천 수 0 2012.01.16 09:25:32

어린이에게는 아이, 아기, 애라고 해야 바르고,
'애기'라는 낱말은 없습니다.

안녕하세요.

이번 주는 날씨가 포근할 거라고 합니다.
곧 설이 있어서 그런지 벌써 기분이 설레네요.

오늘 아침 6:49에 KBS 뉴스에서 빙어 낚시가 제철이라는 것을 소개하면서
'애기들도 좋아하고...'라는 자막을 내보냈습니다.

나이가 어린 사람을 이르는 이름씨(명사)는 '아이'이며,
이 '아이'의 준말이 '애'입니다.
'아기'는 어린 젖먹이 아이나 나이가 많지 않은 딸을 이르는 말입니다.

따라서,
어린이에게는 아이, 아기, 애라고 해야 바르고,
'애기'라는 낱말은 없습니다.

몇 년 전 텔레비전 연속극에서 주인공이 "애기야 가자!"라는 말을 해서 크게 유행을 탄 적이 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아기나 애보다 '애기'를 더 많이 쓰고 있는데 그런 유행어까지 생겨서 우리말을 더 흐리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좀 다른 이야기인데요.
이 편지를 쓰면서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인터넷판에서 '애기'를 찾아보니,
모두 8가지 뜻이 나오네요.
첫 번째 풀이는 지금 설명한 나이가 어린 아이를 잘못 이르는 낱말이라는 것이고,
그다음부터는 모두 한자말입니다.
애기(愛己) 자기를 사랑함.
애기(愛妓) 특별히 사랑하는 기생. 
애기(愛器) 평상시 귀중하게 사용하고 있는 기구나 도구. 
애기(愛機) 자기가 아껴서 조종하는 비행기, 귀중히 여기는 기계. 
애기(愛騎) 애마(愛馬).
애기(噫氣) 내쉬는 입김, 하품, 트림
애기(氣) 트림

지난주에 썼던 '소소하다'가 생각납니다.
이렇게 쓰지도 않는 한자말을 넣어놓고,
우리말의 몇 퍼센트가 한자말에서 왔다고 하면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남들은 몰라도 저는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오늘도 자주 웃으시면서 보내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내 집 장만]

지난주 금요일 점심 때 은행에 다녀왔습니다.
대출 연장하러...
쥐꼬리만 한 월급 모아 언제 집다운 집에 한번 살아볼지...

요즘 집값이 보통이 아니죠?
오늘은 집 사는 기분이나 좀 내볼까요?

집값이 비싼 게 다 정경 유착(癒着, ゆちゃく[유짝꾸])으로 
공수표(空手票(からてがた[까라데가])를 남발(濫發, らんぱつ[람바쯔])하는 정치 꼬락서니 때문일 겁니다.

뉴스 하는 텔레비전은 다이(臺, だい[다이])에 올려놓지 말고 받침대 위에 올려놓고 보시고,
아침마다 신문을 구독(購讀, こうどく[코:독구])하지 말고 잘 읽으시면,
좋은 정보가 많이 보입니다.

은행에서 
이자(利子, りし[리시]) 버리고 길미만 좀 내고,
대출(貸出, かしだし[카시다시]) 받지 말고 돈 좀 빌려,
돈 되는 부지(敷地, しきち[시끼찌]) 찾지 말고 좋은 터 잡아,
일조(日照, にっしょう[닛쇼]) 필요 없으니 볕이나 잘 드는 곳에,
여러 세대(世帶, せたい[세타이])가 아닌 여러 집이 어울려 사는 좋은 집을 짓고 싶습니다.

그러기에 돈이 좀 모자라면,
중매인(仲買人, なかがいにん[나까가이닝]) 필요 없이 거간꾼이나 주릅 따라다니며 발품 팔아,
임차(賃借り, ちんがり[칭가리])하지 말고 세 내,
내 지분(持分, ←持ち分(もちぶん)[모찌붕])은 버리고 몫만 잘 챙겨,
원금(元金, がんきん[강낑]/もときん) 아닌 본전만 까먹지 않으며 살고 싶습니다.
집주인은 순번(順番, じゅんばん[쥼방]) 정할 필요 없이 차례대로 돌면 되고... 

여러분, 일 열심히 하세요.
그리고 명년(明年, あくるとし[아꾸루또시])까지 기다릴 것 없이 올해 승진하세요.
그래야 감봉(減俸, げんぽう[감보:]) 없이 월급 많이 받아 빨리 집을 사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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