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어제 보내드린 우리말 편지를 보시고 몇 분이 답장을 보내주셔서 같이 읽고자 합니다.
1. 한글학회 학술부장 성기지 님
'노름마치'란 말의 출처를 도무지 알 수 없어 여기저기 찾아보다가, 안부 인사 겸 편지 드려요. '마치'가 사람을 가리키는 뒷가지로 쓰인 예는 제가 아직 한번도 보지 못해서요...
혹시 '바치'가 아닐까요? '갖바치', '동산바치'(-->정원사), '소금바치'(-->소금장수) 들처럼 '바치'는 어떤 분야의 직업이나 재주를 갖고 있는 사람을 이르던 순 우리말이니까요.
그러고 보면 '놀음바치'란 말도 있네요. '놀음'은 '놀다'의 명사형이니, '놀음바치'는 글자 그대로 '잘 노는 (것을 직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이며, 예전에는 '광대'나 '재인'을 가리키는 말이었고, 오늘날에는 주로 연예인들을 가리킬 수 있다고 할 수 있지요.
'최고의 명인'을 가리킨다는 '노름마치'! 오늘은 짬을 내어 도서실에 들어가서 이 말을 찾아내는 데에 힘을 쏟아봐야겠네요..
늘 힘내시고, 건강을 잘 돌보시기 바랍니다.
2. 나나니 님
노름마치.. 참 멋진 말이네요.^^ 그런데 '놀음, 놀다'라는 뜻에서 만들어진 말이니 춤이나 판소리.. 그런 쪽의 난사람들에게는 더없이 잘 어울리는 말이겠지만, 도자기나, 전통 상(床)이나 한복 등등을 만드시는 난사람들에게는 쓰기가 좀 그렇지 않나 생각하네요. 그런 분들에게도 어울릴 말이 있으면 소개해 주세요.*^^*
3. noonjoo 님
처음 듣는 노름마치... 재미있는 말이네요. 그런데 인간문화재라는 말이 맘에는 안 들지만 그렇다고 놀음이 다 끝나신 분들한테 드리는 게 아니라서 노름마치라는 말은 어색한 것같아요. 전 더 다른 말을 찾아보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고맙습니다. 좋은 글이라서 함께 읽고자 보냅니다.
| |
|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잘하다/잘 하다, 못하다/못 하다]
이제 띄어쓰기 감이 좀 잡히죠? 몇 개만 더 해 볼게요.
오늘은 '못하다/못 하다', '잘하다/잘 하다'를 알아보죠.
'못'은 '동사가 나타내는 동작을 할 수 없다거나 상태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부정의 뜻을 나타내는 말.'로 '부사'입니다. 품사가 부사이니 당연히 앞말과 띄어써야겠죠. 시청 못 미처 있는 다방/못 미덥다/술을 못 마시다/초등학교도 못 마치다/잠을 통 못 자다처럼 씁니다.
그런데 '못' 뒤에 오는, '하다'가 서술어로 올 경우는 좀 다릅니다. '못'과 '하다'가 하나의 합성어로 굳어져 뜻이 변한 경우는 붙여 쓰고, 그렇지 않은 경우는 다른 띄어 써야 합니다.
합성어로 붙여 써야 할 경우는, '술을 못하다, 노래를 못하다, 음식 맛이 예전보다 못하다'처럼 '일정한 수준에 못 미치거나 할 능력이 없다'라는 뜻이 있을 때입니다.
그러나 '동사가 나타내는 동작을 할 수 없다거나 상태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부정의 뜻을 나타내는 말.'의 뜻이 있는 부사로 쓰일 때는, 띄어 써야 합니다.
'잘하다/잘 하다'도 마찬가집니다. '잘'과 '하다'가 하나의 합성어로 굳어져 뜻이 변한 경우는 붙여 쓰고, 그렇지 않은 경우는 띄어 써야 합니다. 처신을 잘하다/공부를 잘하다/살림을 잘하다/말을 잘하다/웃기를 잘한다처럼 씁니다.
'잘되다/잘 되다'도 그렇게 가르시면 됩니다.
벌써 금요일입니다. 사무실 앞에 있는 벚꽃의 꽃봉오리가 참 예쁘네요. 며칠 전 식목일은 8년만에 산불이 없었다고 합니다. 이번 주말도 산불 소식이 없기를 빕니다.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