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3/06] 우리말) 부조금과 부좃돈

조회 수 4921 추천 수 0 2012.03.06 11:01:59

 

좋지 않은 일인 사람이 돌아가셨을 때 내는 돈은 부의금(賻儀金), 조의금(弔意金), 조위금(弔慰金)이라고 합니다.
좋은 일에는 축의금(祝儀金)이라고 합니다.

안녕하세요.

날씨가 춥네요. ^^*

어제 편지에서 3월에 셋째 돌잔치를 한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돌잔치를 준비하면서 몇 가지 고민이 있었습니다.
이러저러한 준비야 저와 아내가 하면 되지만,
어디까지 알릴지가 문제였습니다.

돌잔치가,
저에게는 중요한 일이지만,
남들에게는 그저 봉투 하나 들고와서 점심이나 저녁 먹고 가라는 말로 들릴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첫째와 둘째 돌잔치도 하지 않았던 겁니다.

사실 저는 직장에 들어와서 수많은 부조금을 냈지만,
제가 부조금을 받아본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그저 위로하거나 축하하는 뜻으로 내면 그걸로 그만이지 굳이 받고자 하는 생각이 없기 때문에 별 생각 없이 지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셋째 돌잔치를 준비하면서 알리는 일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여기저기 다 알릴 수도 없고, 그렇다고 알리지 않자니 기왕에 치르기로 한 돌잔치 맛이 떨어지고...
,
봉투를 받지 않자니, 제 뒤에 돌잔치를 하는 사람들에게 부담을 주는 것이 되고,
봉투를 받자니 어색하고...

그래서 결국
지금 직장에도 알리지 않고, 예전에 있었던 직장에만 돌잔치 당일에 알려 혹시 편지를 보신 분만 오시도록 할 생각입니다.
그게 그나마 가장 덜 미안한 것 같아서요.


1.
우리 민족은 다른 사람이 어려운 일을 당하거나 잔치를 할 때 돈을 조금씩 보태서 도와줍니다.
그걸 축의금이라고도 하고, 부조금이라고도 합니다.

부조금(扶助金)은 잔칫집이나 상가 등에 도움을 주고자 내는 돈입니다.
결혼, 돌잔치, 부고 따위를 가리지 않고 그때 내는 돈은 부조금입니다.
부좃돈이라고도 하고, 사전에도 올라 있습니다.

좋지 않은 일인 사람이 돌아가셨을 때 내는 돈은 부의금(賻儀金), 조의금(弔意金), 조위금(弔慰金)이라고 합니다.
좋은 일에는 축의금(祝儀金)이라고 합니다.

부조금과 부좃돈은 일이 좋거나 좋지 않거나 모두 쓸 수 있습니다.
위의 낱말은 모두 표준국어대사전에 나오지만,
'
부주' '부주금'이라는 낱말은 없습니다.

2.
"
부조나 선물 따위의 내용을 적은 종이"를 단자(單子)라고 합니다.
단자는 그렇게 봉투 속에 넣는 것인데, 그 단자를 담은 봉투를 뭐라고 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3.
봉투에는 흔히 '祝 돌', '祝 稀壽' 등 한자말을 쓰는데,
한글로 쓰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
아무개 첫 돌을 맞이하여 건강하고 튼튼하게 자라길 빕니다.'
'
할머니의 칠순을 축하하며, 앞으로 더욱 건강하시길 빕니다.'처럼 쓰면 어떨까요?

4.
저희 집 셋째 돌잔치를 여러분께 알리지 않을 겁니다.
조용히 치를 겁니다. ^^*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
야채 ==>> 푸성귀]

요즘 봄나물이 참 맛있죠?
입맛 돋우는 데는 봄나물이 최고라고 합니다.

오늘은 그 나물 이야기를 좀 해 볼게요.

먼저,
'
나물'에는 두 가지 뜻이 있습니다.
1.
사람이 먹을 수 있는 풀이나 나뭇잎 따위를 통틀어 이르는 말로 고사리, 도라지, 두릅, 냉이 따위죠.
2.
사람이 먹을 수 있는 풀이나 나뭇잎 따위를 삶거나 볶거나 또는 날것으로 양념하여 무친 음식도 나물입니다.

'
봄나물',
"
봄에 산이나 들에 돋아나는 나물"을 말하죠.

'
남새',
"
채소(菜蔬)"를 뜻하며,
'
채소',
"
밭에서 기르는 농작물"로 주로 그 잎이나 줄기, 열매 따위를 식용으로 하는 식물을 말합니다.
'
채소' '소채(蔬菜)'라고도 합니다.
'
소채' "심어 가꾸는 온갖 푸성귀와 나물을 통틀어 이르는 말"인데,
국립국어원에서 '채소'로 바꿨습니다.
'
채소' '야채'라고도 하는데,
야채(野菜, やさい[야사이]) "들에서 자라나는 나물"을 뜻하는 일본어투 낱말입니다.

반면, '푸새',
"
산과 들에 저절로 나서 자라는 풀을 통틀어 이르는 말"입니다.

"
사람이 가꾼 채소나 저절로 난 나물 따위를 통틀어 이르는 말" '푸성귀'입니다.

, 이제 정리해 보죠.
우리가 시장에서 사 먹는 푸른 잎은,
산과 들에 저절로 나서 자라는 풀을 뜯어서 모아 놓은 것도 있고,
먹거나 팔기 위해 밭에서 일부러 길러 가져온 것도 있습니다.
이 두 가지를 다 아우를 수 있는 낱말이 뭘까요?

앞에 나온 대로 '푸성귀'입니다.
"
사람이 가꾼 채소나 저절로 난 나물 따위를 통틀어 이르는 말" '푸성귀'라고 했잖아요.
앞으로는 한자말인 '채소'나 일본말인 '야채' 대신에,
아름다운 우리말인 '푸성귀'를 쓰자고요.
'
남새' '푸새'를 적절하게 쓰셔도 좋고...

말 나온 김에 하나 더 하죠.
'
들꽃' '야생화'라고 하는데,
야생화(野生花, やせいか[야세이까])도 일본어투 낱말입니다.

아직, 국립국어원에서 '야채' '야생화'를 다듬지는 않았지만,
누가 뭐래도,
'
야채'보다는 '나물'이나 '푸성귀'가 좋고,
'
야생화'보다는 '들꽃'이 더 좋지 않아요?

오늘도 좋은 생각 많이 하시고,
남들을 위해 많이 웃는 하루 보내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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