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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조비비다]
주말 잘 보내셨어요? 저는 일요일에 시험감독을 했습니다.
모든 시험이 다 그렇지만, 시험 결과에 따라 웃는 사람이 있고 우는 사람이 있겠죠. 시험 시작 직전은 늘 긴장되고...
어제 감독을 하면서, 규정에 따라, 시험문제를 나눠드리고 시작종이 울리기 전 3-4분 동안 시험지를 펴보지 못하게 했습니다. 그 3-4분이 어찌나 길게 느껴지던지...
아마도 시험 보시는 분들은 더했을 겁니다. 조비비듯 한 마음으로, 어떤 분은 지그시 눈을 감고 계시고, 또 어떤 분은 두 손 꼭 모으고 기도하시고...
그 분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어제 시험 보신 분들이 모두 다 합격(?)하시길 빌면서 오늘 편지를 쓰죠.
언젠가 '조바심'이라는 낱말을 소개드린적이 있습니다. (오늘 우리말편지 맨 밑에 덧붙였습니다.) 그 '조바심'이라는 명사와 비슷한 낱말로, '조비비다'라는 동사가 있습니다. (주로 '조비비듯' 꼴로 쓰여) 조가 마음대로 비벼지지 아니하여 조급하고 초조해진다는 뜻으로, 마음을 몹시 졸이거나 조바심을 냄을 이르는 말입니다. '판결을 앞두고 마음이 조비비듯 하다, 애가 밤늦게까지 들어오지 않아 조비비듯 기다렸다.'처럼 씁니다.
아마 어제 시험 보신 분들의 마음이 그랬을 겁니다. 다시 한번, 어제 시험보신 모든 분들에게 행운이 함께하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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