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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밀리다/막히다]
오늘은 어버이날입니다. 이 세상에 자식 없는 부모는 있어도, 부모 없는 자식은 없다고 했습니다. 오늘 하루도 부모님 생각 많이 하시길 빕니다. 부모님 생각하면 하루종일 기분이 좋잖아요.
저는 며칠 전에 아버지 제사 모시러 고향에 갔다가 어제 오후에 어머니를 모시고 올라왔습니다. 며칠간 집에 계시면서 손자 손녀 재롱 좀 더 보시면 힘 좀 나시겠죠.
어제 오후에 고속도로로 올라오는데 차가 참 많이 밀리더군요. 오늘은 차가 밀리는 것과 막히는 것의 차이를 말씀드릴게요.
'막히다'와 '밀리다'는 다른 말입니다. '막히다'는, '막다'의 피동형으로, "길이나 통로 따위가 통하지 못하다"는 뜻입니다. 통로가 막히면 나갈 수 없고, 하수구가 막히면 물이 빠지지 않죠.
'밀리다'는, "처리하지 못한 일이나 물건이 쌓이다"는 뜻입니다. 방세가 두 달치나 밀렸고, 일요일에 밀린 빨래를 한꺼번에 해치우고, 대목이라 주문이 많이 밀릴 수 있죠.
아주 쉽게 정리하면, 막히는 것은 통하지 않는 것이고, 밀리는 것은 언젠가는 통할 수 있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아침에 차가 막혀 늦었다"와 "아침에 차가 밀려 늦었다"의 차이를 보면, "아침에 차가 막혀 늦었다"는 아침 출근길에 길이 막혀 그 길로 오지 못하고 돌아오느라 늦었다는 뜻이고, "아침에 차가 밀려 늦었다"는 출근길에 차가 너무 많아 소통이 잘되지 않아서 늦었다는 말입니다.
오늘은 차가 밀리는 시간을 피해 일찍 들어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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