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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껍질/껍데기]
저는 우리말을 다룬 텔레비전 프로를 무척 좋아합니다. 그 중 하나가 KBS에서 하는 상상플러스인데요. 지금 방송을 하고 있는데, 오늘은 10대들의 말로, '직접 찍은 사진'이라는 뜻의 '직찍'을 맞히는 것이 문제네요.
그 프로그램에서는, 맨 처음 문제를 맞힌 사람에게 주전부리할 것을 주는데, 오늘 주전부리거리는 매실차였습니다. 그걸 먹게 된 한 연예인이 그 차에 먼지가 있다고 하자, 사회자가, '그건 먼지가 아니라 매실 껍데기'라고 이야기하더군요.
안타깝게도 사회자는, '껍질'과 '껍데기'의 차이를 모르고 있네요.
'껍질'은, '딱딱하지 않은 물체의 겉을 싸고 있는 질긴 물질의 켜'로, 귤의 껍질을 까다, 양파의 껍질을 벗기다, 이 사과는 껍질이 너무 두껍다처럼 씁니다.
'껍데기'는, '달걀이나 조개 따위의 겉을 싸고 있는 단단한 물질'로, 달걀 껍데기를 깨뜨리다, 나는 굴 껍데기가 닥지닥지 달라붙은...처럼 씁니다.
따라서, 매실의 겉껍질은 '껍데기'가 아니라 '껍질'이 맞습니다.
아마도 상상플러스라는 프로그램은 방송 며칠 전에 촬영할 겁니다. 그러면 사회자나 출연자가 잘못한 내용을 자막으로 수정해 줄 시간이 충분할 텐데... 그런 성의 있는 방송을 기대하는 제 꿈이 너무 큰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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