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건데기 =>> 건더기]
어제는 전투가 좀 치열했습니다. 오늘, 아침밥을 먹으면서, 밥 몇 술과 국물만 끼적끼적 억지로 먹었더니, 이를 본 딸내미가 저에게 한마디 하네요.
'아빠, 국물만 먹지 말고 건데기도 먹어야 키가 쑥쑥 크지!' 평소 엄마에게 들었던 말을 때를 잘 맞춰 저에게 써먹네요.
속은 쓰리지만 어찌나 귀여운지... 그 김에 한 수 가르쳐줬죠.
'아빠에게는 먹는다고 안 하고 드신다고 해야 하고, 이건 '건데기'가 아니라 '건더기'고, 어른에게는 크가 쑥쑥 큰다고 하지 않고 건강하시다고 해야 하는 거야, 알았지?, 자 다시 해봐!'
세상 밖에 나와 31개월 동안 열심히 살아온 딸내미가, 한참을 생각하더니, 드디어 입을 열더군요.
'아빠, 국물만 드시지 말고 건더기도 드셔야...... . . . . . . . . . . . . . . 술이 빨리 깨죠!!!! '
허걱! 저 술 다 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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