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의 '바른말 고운말',  MBC의 '우리말 나들이', 그리고 방송 고정진행자 10여 명에게 보낸 편지인데요,
영혼이 없는 목소리와 말솜씨에나 관심을 기울이는 것 같은 방송인들에게 평소 하고 싶던 이야기를 적은 것이라고 합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여름처럼 더울 거라고 합니다.
봄이 무척 짧다는 느낌입니다. ^^*

오늘은 송춘종 어르신이 보내주신 편지를 소개합니다.

KBS의 '바른말 고운말',  MBC의 '우리말 나들이', 그리고 방송 고정진행자 10여 명에게 보낸 편지인데요,
영혼이 없는 목소리와 말솜씨에나 관심을 기울이는 것 같은 방송인들에게 평소 하고 싶던 이야기를 적은 것이라고 합니다.
같이 읽어보면 좋을 것 같아 소개합니다.

어르신께 이 편지를 소개해도 좋을지를 여쭤봤더니
이렇게 답장을 보내오셨네요. ^^*

성 박사, 
노인인구가 늘고 인터넷 하는 사람도 많아지면서 내가 느끼는 세태가 있네요.  
노인이 유념할 일로, 1. 못 본 체하라, 2. 못들은 체하라, 3. 참견하지 마라. 이런 것인데, 
내가 <逆老人三綱>이란 말로 반론을 펴곤 하지요. 
'집에 노인이 없으면 빌려라'라는 그리스 속담이 있다지요? 
우리 노인들에게도 세상을 향하여 할 일이 적지 않다고 생각하지요. 
여러 사람에게 두루 알리는 것,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송춘종 어르신의 편지입니다.
내가 좋아하는 방송진행자 10여 명에게 보내는 글입니다. 꼭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공기나 물이 오염되면 環境汚染이고 公害라고 하지요. 그러나 말글을 함부로 한다면 더한 오염이고 공해고 죄악이지요. 漢字나 英語에는 조심하고 긴장하면서, 우리말글은 왜들 함부로 할까요? 방송의 잘못이 매우 크고, 우리말 오염의 主犯은 방송이라고 생각합니다. 
經濟에도 交通에도 지켜야 할 法이 있듯이, 말글에도 지켜야 할 규범이 있지요. ‘세 살 버릇 여든···’, 버릇이 무섭다는 말이지만, 잘못된 말버릇은 여든 되기 전에 고쳐야겠지요. 잘못된 말버릇을 못(안) 고치는 사람을 보면, ‘견강부회’라는 말이 생각납니다.  
고등학교 때 쓴 일기에(1954년 7월 8일), 당시 이승만 정부가 말글이 어렵다고 <한글간소화안>을 강행하려 했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즉 ‘낮’, ‘낯’, ‘낫’을 모두 ‘낫’으로 통일한다고요. 망발! 
   
1. 고정프로의 방송진행자나 내레이션 출연자는, 목소리나 말솜씨 못지않게 바른 말을 쓰도록 유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 독자의 편지도 잘못된 낱말은 바로잡아 낭독하고, 텔레비전의‘자막’에도 제발 관심을 가져 주십시오. 말글은 人格이니까요. 
3. 다음은 말법에 어긋나고 品位가 없거나, 바람직한 우리말글이 아닌 것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쓰기를 삼갔으면 합니다. 
# 저희나라                 # 삼가하여(해) 주세요.  
# 설레이는 마음            # 소득 2만 불(弗)
# ···바라겠습니다.      # ···알겠습니다.
# 금슬 좋은 부부           # 잉꼬부부
# 커피 네 잔/겉보리 세 말  # 망년회
# 미국 농무성(국무성)      # 구정(음력 1월 1일)
# 현해탄                   # 대영박물관(영국 런던)
# 피로회복                 # 저렴한 가격
# 계란                     # ‘너무’란 말, 잘못 많고 남발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께끼다]

어젯밤에 축구 보셨어요?
참으로 멋진 한편의 드라마였습니다.
역시 히딩크 감독입니다. 

덕분에, 아니 그 핑계로 어제 오랜만에 노래방에까지 갔습니다.
저는 노래방에 가면,
엽전 열닷 냥, 고향무정, 흙에 살리라...뭐 이런 노래만 부릅니다.
제가 아는 노래가 그거밖에 없어서...
노래 부르는 저야 신이 나서 부르지만,
듣는 사람들은 좀 짜증 나겠죠.

급기야 어제는,
친구가 '어머나'를 선택해 놓고 저더러 무조건 그 노래를 하라더군요.
괜히 남들 기분 망치지 말고 이 노래하라면서...

'알았어, 그럼 이 노래를 부를 테니까 좀 께껴줘, 알았지?'
'뭐라고?'
'내가 잘 모르면 좀 거들어주라고...'

'께끼다'는 말 아세요?
국어사전에 보면 세 가지 뜻이 나옵니다.
1. 방아질이나 절구질을 할 때, 확의 가장자리로 올라오는 낟알 따위를 안으로 밀어 넣다. 
2. 노래나 말 따위를 옆에서 거들어 잘 어울리게 하다. 
3. 모르는 것을 옆에서 거들어 대어 주다.

제가 노래방에서,
'좀 께껴줘'라고 말한 것은,
'내가 이 노래를 잘 모르니 옆에서 좀 거들어주라'는 뜻입니다.

'남이 하는 일을 함께 하면서 돕다'는 뜻의 '거들다'도 좋은 우리말이지만,
'께끼다'도 그에 못지않은 좋은 우리말입니다.
가끔 써보세요.

참, 어제 부른 '어머나' 점수가 98점이었습니다. 

오늘은 어디 가서 축구경기를 봐야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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