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5/07] 우리말) 너섬둑길과 여의도(2)

조회 수 8154 추천 수 0 2012.05.07 13:07:59

너섬둑길과 여의도...
이대성 님께서 보내주신 편지를 소개합니다.

안녕하세요.

며칠 전에 여의도 윤중로 벚꽃축제를 
'
여의 둑길 벚꽃 잔치' '여의 방죽길 벚꽃 잔치'로 바꾸는 게 좋을 것 같다는 편지를 드린 적이 있습니다

그 편지를 보시고 이대성 님께서 
여의도는 너섬이라는 우리말을 일제시대에 한자로 바꾼 것으로 알고 있으니
여의방죽길보다는 너섬둑길로 하는 것이 좋겠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이를 보시고 김용택 님께서
1800
년대 대동여지도에서 여의도를 봤다시면서 그때부터 쓴 이름이 아닌지 확인해 달라는 말씀이 있으셨습니다.

이를 보시고 이대성 님께서 편지를 보내오셨기에 소개합니다.


저 말고도 훌륭한 식견과 지식을 가지신 분이 많이 계실 텐데 회신하시는 분은 적으신가 봅니다.
제 의견을 소개하는 것은 부끄럽지만 크게 개의치는 않습니다만,
부족한 지식을 바탕으로 여러 사람에게 마치 옳은 것인 양 보여질까 봐 저어됩니다.

그러하오니 여러 의견을 지난번처럼 몇 가지 나열하여 다양한 정보를 나누는 방식이면 좋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모로 고민하시고 애쓰는 모습이 참 고마울 따름입니다.

다양한 사람들의 여러 의견을 나누고 집단 지성을 갖춰가는 박사님의 노력에 박수를 보냅니다.

말씀하신 대로 대동여지도에는 여의도로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대동여지도는 모두 한자로 표기되어 있는데이는 한자와 한글을 병용하던 조선시대의 사대부와 일반 백성간의 문자 사용방식의 차이라고 봅니다.


예를 들어 송파구 풍납동도 원래 '바람드리'라고 조선시대의 백성들이 사용하는 순우리말을 한자로 표기하는 방식에서 비롯된 차이라고 봅니다.

출처 네이버지식백과

송파구 풍납동에 있던 마을로서처음에는 배암드리〔사성(蛇城)〕라 하던 것이 변하여 바람드리한자명으로 풍납리(風納里)가 되었다바람드리성(풍납토성)이 있는 곳이다.

또한양재동도 말죽거리라고 불리던 곳을 역사적인 의미와 환경을 고려해 한자로 바꾼 것이고

출처 네이버지식백과

서울특별시 서초구 양재동 양재역사거리 일대를 가리킨다이 도로는 조선시대 양재역이 위치하여 여행자들이 타고 온 말에게 죽을 끓여 먹였다는 데서 유래되었으며,조선시대 인조가 이괄의 난으로 인해 공주로 피난 갈 때 말 위에서 죽을 마셨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는 설도 있다한자로 마죽거리(馬粥巨理)라고도 한다.  
[
출처말죽거리 | 네이버 백과사전 

이 외에도 장승배기 등의 지명 등이 이런 예에 속한다고 봅니다.

이런 지명 표기뿐만 아니라 일제시대에 관행적으로 사용되던 표기법이 오랫동안 우리 말과 글을 대체하는 시대상황이 지속한 것은 친일파의 역사적 이해와 

권력 이동이 맞물려 발생한 것으로 판단합니다.

솔직히 이런 종류의 노력은 우리의 역사와 말과 글을 가르치는 전문가 집단의 반성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봅니다만,

지금부터라도 자신이 속해 있는 곳에서 우리의 역사적 배경과 지식을 가지고 한 가지씩 실천해 나가면 한 세대가 가기 전에 정착되리라 믿습니다.

국민학교를 초등학교로 바꾸는 데만 수십 년이 걸린 것도 모두 스스로 주체적인 역사의식 부재에서 비롯되어지고 교육과정에서 고민 없이 전달된 것으로 생각합니다.

대한민국 모든 국민이 한 마디라도 우리의 것을 되찾으려는 노력 없이 세계에서 으뜸이 될 수는 없겠지요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 없는 대화이고 我와 非我의 투쟁임을 알고

자신을 알아야 적을 알고 모국어를 잘해야만 다른 나라의 말도 잘할 수 있다는 기본이 우리에게 부족한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하지만 우리 민족의 끈기와 슬기로 홍익인간이 구현되리라 믿고 한 발자국씩 나아가리라 믿습니다.

고맙습니다.


좋은 글을 보내주신 이대성 님께 감사드립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
트로트/트롯]

점심 잘 드셨죠?
오늘은 우리말편지를 하나 더 보내야,
오후를 맘 편하게 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 아침 8시 직전에
'8
시 뉴스타임주요 뉴스를 내보냈는데,
그 자막 중,
'
트롯 남매 월드컵 응원'이라는 게 보이더군요.

'
트롯'이 아니라 '트로트'입니다.

외래어 아시죠?
외국어가 우리나라에 들어와 우리글이나 말처럼 쓰이는 걸 외래어라고 합니다.
문법적으로는 이것도 우리말에 속합니다
당연히 맞춤법 규정을 따라서 표기해야 합니다.
그 규정이 외래어표기법입니다.

이 외래어표기법에 따라,
manual
 '매뉴얼'이고,
highlight
 '하일라이트'가 아니라 '하이라이트'입니다.

이 외래어표기법에 두 가지로 읽는 낱말이 몇 개 있습니다.
cut, type, trot
이 그런 낱말인데요.

오늘 KBS가 실수한,
trot
 '트롯' '트로트두 가지로 씁니다.
영어 trot은 동사로,
속보로 달리다명사로 속보...등의 뜻이 있습니다.
말이 경쾌하게 달리는 것을 상상하시면 됩니다.
이 뜻이 변해서 가요 트로트가 나온 것 같기도 합니다...제 생각에...
어쨌든 지금은,
trot
 '트롯'이라고 쓰면 승마용어로 말이 총총걸음을 걷는 것을 뜻하고,
'
트로트'라고 쓰면대중가요의 한 종류가 됩니다.
당연히 국어사전에 '트롯' '트로트'가 올라있습니다.

'
트롯 남매 월드컵 응원'이 아니라,
'
트로트 남매 월드컵 응원'이 맞습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보태기)
1. 
트로트는 일본어 연가(演歌えん-[엥까])에서 온 말입니다.
옛 일본에서 자유·민권 운동가들이 그 주의·주장을 노래로 만들어 거리에서 부르던 노래가 변해서 연가가 되었고,
그 곡조가 변해 요즘 트로트의 음계로 쓴다고 하네요.
'
트로트'보다는 '성인가요‘라고 하는 게 더 낫지 않을까요?

2. 
씹다 : (속되게다른 사람의 행동이나 말을 의도적으로 꼬집거나 공개적으로 비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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