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5/11] 우리말) 두남두다

조회 수 4466 추천 수 0 2012.05.11 09:16:39

금슬과 금실을 좀 다르다고 봅니다. 
소리내기가 크게 어려운 것도 아니고, 한자에서 온 것이다 보니 뜻도 확실한데...
제 맘에는 안 들지만, 어쨌든, 부부간의 사랑을 뜻하는 표준말은 금슬이 아니라 금실입니다.

안녕하세요.

어제 집에 갔더니 큰 애가 막내 동생이 얄밉다는 이야기를 하더군요.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자기와 바로 아래 동생은
아빠에게 꾸중을 자주 듣는데,
막내는
아빠 가방을 밟아도 아빠가 그저 웃고,
아빠 안경을 손대도 꾸중하지 않고, 
심지어 아빠 머리카락을 잡아당겨도 아빠가 그저 웃기만 하니 얄밉다는 거죠.
그걸 옆에서 듣던 아내는
얄밉다는 말은 바로 그런 데 쓰는 것이라면서 한 술 더 뜨더군요. ^^*

우리말에 두남두다는 움직씨(동사)가 있습니다.
"남다른 도움이나 사랑을 받다"는 뜻으로
독자로 부모님의 애정을 두남받고 자란 아이라 버릇이 없다처럼 씁니다.

막내가 아무리 예뻐도 애들 앞에서는 좀 조심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번 주말에는 큰애와 더 많이 놀아줘야겠습니다. ^^*

아래는 예전에 보낸 '두남두다'는 제목의 편지입니다.

고맙습니다. 



[두남두다]

한 재벌 회장이 낯뜨거운 짓을 했군요.
앞뒤 사정을 잘은 모르지만,
칭찬받을 일이 아닌 것만은 분명하네요.
애들이 자라면서 싸울 수도 있는 거지...
그걸 내 자식이라고 '두남두면' 나중에 그 애가 자라서 어찌될지...
(두남두다 : 맹목적으로 누구의 편을 들거나 두둔함. )

사회에서 존경을 받는 사람들일수록
더 듬쑥해야 하는데, 아무래도 너무 가볍게 행동하신 것 같습니다.
(듬쑥하다 : 사람됨이 가볍지 아니하고 속이 깊다.)

며칠 지나면 다 정리되겠지만,
그래도 열없는 짓은 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아니, 그러시는 게 좋습니다.
(열없다 : 좀 겸연쩍고 부끄럽다.)

얼마 전에 '늧'과 '늘품'이라는 낱말을 소개해 드렸었죠?
(늧 : 앞으로 어떻게 될 것 같은 일의 근원. 또는 먼저 보이는 빌미.)
(늘품 : 앞으로 좋게 발전할 품질이나 품성)
갑자기 그 낱말이 떠오르는 까닭은 뭘까요?

남들이야 그냥 그러라고 두고,
우리는 지멸있게 살자고요. ^^*
(지멸있다. : 한결같이 곧은 마음으로 꾸준하고 성실하다. 또는 직심스럽고 참을성이 있다.)

우리말123





[두남두다]

오늘도 제 딸내미 이야깁니다.
그동안은 31개월 된 딸내미가 무슨 행동을 하건 잘했다고 칭찬하고 안아줬는데,
며칠 전부터는 슬슬 꾸중도 하고 잘못도 지적해주고 있습니다.
잠자기 전에 우유를 달라고 하면 떼를 써도 주지 않고,
사탕을 달라고 하면 10분 뒤에 주겠다고 하면서 기다리게도 하고...

제 자식이라 제가 보기에는 떼쓰는 것도 예뻐 보이지만,
남의 눈에는 그렇게 보이지만은 않잖아요.
또 세상을 자기 고집대로 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너무 두남두다 보면 애 버릇 나빠지죠. 

오늘은 '두남두다'는 우리말을 소개해 드릴게요.
'두남두다'는,
'잘못을 감싸고 두둔하다.'는 뜻으로,
자식을 무작정 두남두다 보면 버릇이 나빠진다, 아무리 못나도 자기 남편이라고 두남두는 모양이로구나처럼 쓰고,
'애착을 가지고 돌보다.'는 뜻도 있는데,
자기편을 두남두다처럼 씁니다.

먹고 싶은 우유나 사탕을 먹지 못해 애태우는 딸내미를 보는 제 가슴은 애끓듯 아프지만,
나중을 위해 그런 버릇은 어려서부터 잡아야죠.
제 딸이 훗날 사회에 나가 제 몫을 다 하는 사람이 되도록,
제 자식을 두남두며 키우지는 않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예전에 보낸 편지를 앞에서 붙였기에 오늘은 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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