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5/31] 우리말) 어처구니

조회 수 3333 추천 수 0 2012.05.31 11:09:56

우리말을 공부하는 재밌는 방법 가운데 하나가 말뿌리(어원)을 파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에게 기운이나 정신 따위를 더욱 높여 주는 것을 '북돋우다'고 하는데, 이게 식물 뿌리를 싸고 있는 흙인 북에서 왔다는 것 같은 게 말뿌리입니다.

안녕하세요.

우리말을 공부하는 재밌는 방법 가운데 하나가 말뿌리(어원)을 파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에게 기운이나 정신 따위를 더욱 높여 주는 것을 '북돋우다'고 하는데, 이게 식물 뿌리를 싸고 있는 흙인 북에서 왔다는 것 같은 게 말뿌리입니다.

어제 보낸 편지 아래쪽에 있는 예전에 보낸 편지에서 '어처구니' 이야기를 했습니다.
어처구니가 맷돌을 돌리는 손잡이에서 왔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걸 보시고,
이봉원 선생님께서 어처구니를 맷돌 손잡이인 맷손으로 볼 수 없다는 의견을 보내주셨습니다.

사실,
예전에 스펀지라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어처구니가 맷손에서 왔다고 소개한 적도 있고,
당장 제목은 생각나지 않지만 몇몇 책에서 그렇게 읽은 기억도 납니다.

그러나
어처구니가 맷손에서 왔다고 보기 어렵다는 주장도 많은 게 사실입니다.
조항범 님의 정말 궁금한 우리말 100가지에서도 맷손을 어처구니라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언어학적 근거가 없는 민간 어원일 뿐이라고 하셨고,
문화재청에서는 
'어처구니'를 맷돌의 손잡이, 궁궐이나 성문 위의 기와지붕에 있는 장식 기와, 바위를 부수는 농기계의 쇠로 된 머리 부분 등으로 부르는 것의 정확한 기원은 알 수 없다고 했습니다.
국립국어원에서는
맷돌의 손잡이, 지붕 위의 잡상(장식 기와) 등 여러 이야기가 있지만,
지금으로서는 "상상 밖으로 큰 사람이나 사물"이라는 뜻 외에 달리 뜻풀이할 만한 근거가 확인되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요즘 부쩍 말뿌리이야기가 자주 나옵니다.
말이 살아 있음을 다시 확인합니다. ^^*

이봉원 선생님이 보내주신 편지는 아래와 같습니다. 

홍윤표 교수님(국어사학 전공, 겨레말큰사전 남측 편찬위원장)께서는
'어처구니'가 맷돌의 손잡이라는, 표준국어사전의 뜻풀이는 잘못이라고 하십니다.
중국이나 조선의 옛 궁궐과 사찰 지붕의 추녀마루에 얹혀 있는 동물의 잡상
(주로 서유기에 나오는 인물들의 토우 인형으로, 악귀가 들어오지 못하게 하려는 뜻)을 '어처군'이라 했답니다.
따라서 '어처구니'는 이 '어처군'에서 온 말이지, 맷돌의 손잡이가 결코 아니라는군요.
저도 며칠 전 외솔전집 간행 축하잔치에서 교수님을 만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야식 ==>> 밤참]

비가 많이 내리네요.

이제 월드컵 광풍이 거의 끝나가네요. 빨리 제자리로 돌아와야 할텐데...
그사이 밤새 축구 경기를 보는 사람이 많아,
덩달아 야식도 많이 팔렸다죠?

오늘은 '야식' 이야기입니다.

몸에 좋지도 않은 이 야식은,
우리말이 아닙니다.
夜食, やしょく[야쇽]이라는 일본말에서 왔습니다.

국립국어원에서 '밤참'으로 바꾼 지 옛날입니다. 

축구 경기 보면서 출출할 때는,
야식 드시지 마시고, 
밤참 드세요.
그게 바로 주전부리하시는 겁니다.
드실 때 뱃살도 좀 걱정하시고요. 

오늘 우리말편지는 간단해서 좋죠?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20566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26060
1496 [2010/01/13] 우리말) 뒷담화 id: moneyplan 2010-01-13 3797
1495 [2009/11/02] 우리말) 대강 넘기려고... id: moneyplan 2009-11-02 3797
1494 [2009/10/28] 우리말) 동서남북 id: moneyplan 2009-10-28 3797
1493 [2008/02/20] 우리말) 빚쟁이 id: moneyplan 2008-02-20 3797
1492 [2017/09/20] 우리말) 땡깡(2) 머니북 2017-09-21 3795
1491 [2012/05/15] 우리말) 스승의 날 머니북 2012-05-15 3795
1490 [2007/10/18] 우리말) 누룽지와 눌은밥 id: moneyplan 2007-10-18 3795
1489 [2009/11/09] 우리말) 안쫑잡다 id: moneyplan 2009-11-09 3794
1488 [2015/02/16] 우리말) 새털과 쇠털 머니북 2015-02-16 3793
1487 [2013/05/02] 우리말) www 20년 머니북 2013-05-02 3793
1486 [2007/07/26] 우리말) 생률이 아니라 날밤입니다 id: moneyplan 2007-07-26 3793
1485 [2008/08/13] 우리말) 나부끼다와 나붓기다 id: moneyplan 2008-08-13 3791
1484 [2007/08/07] 우리말) '노지'가 아니라 '밖', '한데' id: moneyplan 2007-08-07 3791
1483 [2011/02/16] 우리말) 댓글을 같이 보고자 합니다 moneybook 2011-02-16 3790
1482 [2007/08/22] 우리말) 갈말 id: moneyplan 2007-08-22 3790
1481 [2013/02/04] 우리말) 목도리 친친 머니북 2013-02-04 3789
1480 [2017/02/09] 우리말) 안갚음과 앙갚음 머니북 2017-02-10 3788
1479 [2016/10/21] 우리말) 받침소리의 혼란 머니북 2016-11-01 3788
1478 [2015/06/26] 우리말) 산수갑산은 어디일까? 머니북 2015-06-26 3788
1477 [2008/07/10] 우리말) 오시면 선물을 드립니다 ^^* id: moneyplan 2008-07-10 37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