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오늘은 불 때는 부지깽이도 거든다는 망종입니다. 농사일이 얼마나 바쁘면 부지깽이도 거들까요. ^^* 망종(芒種)이란 벼나 보리같이 수염이 있는 곡식 씨앗을 뿌려야 할 알맞은 때라는 뜻입니다. 실은 망종은 24절기의 하나이기도 하지만, "벼나 보리 따위같이 까끄라기가 있는 곡식"을 이르는 이름씨(명사) 이기도 합니다.
요즘 날씨가 더워 반바지 차림으로 일하는 일터가 늘고 있다고 합니다. 에어컨을 틀지 않고 조금 덥게 지내거나 반바지를 입고 지내자는 운동을 두고 '쿨 비즈'라고 한다네요. 이 낱말은 2005년에 일본에서 만들었다고 합니다.
우리는 일본식 영어를 이미 여러 개 가지고 있습니다. 재테크라는 낱말도 일본에서 한자와 영어를 합쳐 만든 낱말이고, 와이셔츠도 dress shirt를 잘못 말한 일본말이며, 핸들도 steering wheel을 잘못 이른 겁니다. 이런 일본식 영어를 다른 나라에서 쓰다가 낭패를 당하는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우리나라 안에서 쓰는 것은 우리 문화를 담아서 우리 입맛에 맞게 써야 하지 않을까요?
지난 2006년 가을에 보낸 편지를 붙입니다.
왜 이리 가슴이 답답해지는지 모르겠습니다. 할 말도 많고, 하고 싶은 말도 많은데, 막 질러버릴 수도 없고...
[웜 비즈? 쿨 비즈?]
안녕하세요.
어제는 자료를 찾느라 오랜만에 일본 누리집을 좀 돌아다녔습니다. 일본 환경성에 있는 내용인데 오늘은 이것을 좀 소개해야겠습니다.
http://www.env.go.jp/press/press.php3?serial=6284 작년 여름에 일본 환경성에서 나온 보도자료로 주요 내용은, 일본 환경성에서는 모든 국민이 지구온난화를 막는 실천 방식의 하나로, 여름철의 가벼운 옷차림인 'COOL BIZ'에 이어, 가을과 겨울에는 추우면 옷을 입고 지나치게 난방 기기에 의지하지 않는 WARM BIZ 운동을 하자는 것입니다.
참 좋은 운동입니다. 여름에는 여름답게 약간 덥게 지내고, 겨울에는 겨울답게 약간 춥게 지내는 게 건강에도 좋고, 더불어 지구환경을 아끼고 보살피는 데도 도움이 될 겁니다. 일본에서 하는 일이지만 참 잘하는 일입니다. 이런 것은 비록 일본에서 먼저 시작한 일이지만 우리도 본받아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이런 것을 가지고 올 때 이왕이면 우리 것으로 만들어서 가지고 오자는 겁니다.
'쿨 비즈'가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된 것은 올여름입니다. 몇몇 환경단체에서 주장했는데, 이때, 쿨 비즈라고 하지 않고 다른 단어를 만들어서 썼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이제 곧 웜 비즈 이야기가 나올 겁니다. 일본에서 가을부터 시작한다고 하니, 우리도 10월쯤이면 웜 비즈를 들고 나오겠죠.
거듭 강조하지만, 좋은 일은 본받아야 합니다. 다만, 우리 것으로 만들어서 우리에 맞게 본받아야 합니다. 쿨 비즈를 여름나기로 받아들이고, 웜 비즈를 겨울나기나 겨우살이로 받아들이면 얼마나 좋을까요?
환경단체에서는 다른 나라에서 잘하는 일을 받아들이는 데만 열중하지 말고, 우리 것으로 만들어서 받아들이는데도 노력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런 것은 언론이 나서야합니다. 언론이 하는 일이 바로 그런 거 아닌가요? 몇 번 강조하지만, 언론은 사회의 썩은 데만 뒤져 조지고 다니는 사람들의 집단이 아닙니다. 사회의 여론을 형성해 가는 집단입니다.
우리는 이미 그런 경험이 있습니다. 고속도로 인터체인지를 언론의 노력으로 '나들목'으로 다듬었고, 탈북자란 새로운 단어 대신에 '새터민'을 만들어서 쓰고 있습니다. 바로 언론이 나서서 앞장서니 좋은 단어로 자리를 잡은 겁니다. 바로 이렇게 하면 됩니다.
내일이면 10월입니다. 이번 가을에 '웜 비즈'라는 단어를 듣지 않게 되길 빕니다.
우리말123
보태기) 1. '쿨 비즈'는 '시원하다', '멋있다'라는 쿨(cool)에 '비즈니스'를 붙여서 만든 것으로 여름에 넥타이를 매지 않아 체감온도를 낮추어 여름을 시원하게 보내자는 뜻입니다. 웜 비즈는 그 반대입니다.
2. 겨울나기, 겨우살이는 사전에 올라 있으나, 여름나기는 아직 사전에 오르지 못한 낱말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