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매조지하다 ==>> 매조지다]
이제 비가 그쳤네요. 힘없는 우리가 자연 앞에 감히 맞설 수 없기에 어쩔 수 없이 당하는 천재지만, 뒷정리와 마무리를 잘해 다음에는 이런 큰 피해가 없도록 잘 매조져야겠습니다.
오늘은 '매조지다'를 소개드릴게요. 가끔은 들어보시고, 쓰시는 분도 계시는데요. 잘못 쓰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의 끝을 단단히 단속하여 마무리하다"는 뜻의 낱말은, 명사 '매조지'입니다. 이 낱말의 동사형은, '매조지하다'가 아니라 '매조지다'죠. 따라서, '매조지니, 매조지어'처럼 활용하므로, '매조지하니, 매조지하여'로 쓰면 틀립니다.
명사 뒤에 '-하다'가 아닌 '-다'가 붙어 동사가 되는 꼴의 말은, 누비다, 빗다, 신다, 품다 따위가 있습니다. 전국을 누비고다녔다고 해야지, 전국을 누비하고다녔다고 하면 말이 안 되잖아요. 임을 품어야지, 품하면 안 되고, 머리를 빗고 나가야지, 머리를 빗하고 나가면 안 되겠죠?
가끔 신문에 나는, '마무리 아무개를 등판시켜 경기를 매조지했다'나 '성공적으로 첫 등판을 매조지했다'는 틀린겁니다. 경기를 매조졌다, 등판을 매조졌다고 해야 맞습니다.
'삼가다'도 비슷한 경우입니다. 그 기본형이, '삼가하다'가 아니라 '삼가다'이므로, '담배를 삼가해주세요.'는 틀리고, '담배를 삼가주세요.'가 맞는 거죠.
아무쪼록, 이번 피해를 잘 매조지어, << 동사 쓰임 (매조지를 단단히 하여,) << 명사 쓰임 아픈 사람들의 시름을 달래고, 다시는 이런 큰 피해가 없도록 대비를 잘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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