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비를 멈춰 주세요]
하늘이시여!
비 좀 그만 내리게 해 주십시오.
끊임없이 내리는 비에, 바자운 마음으로 힘없이 더그매만 쳐다보는 (바잡다 : 두렵고 염려스러워 조마조마하다.) (더그매 : 지붕과 천장 사이의 빈 공간) 가년스럽고 떼꾼한 날피들이 보이지 않나요? (가년스럽다 : 보기에 가난하고 어려운 데가 있다.) (떼꾼하다 : (몹시 지쳐서) 눈이 쑥 들어가고 생기가 없다.) (날피 : 가난하고 허랑한 사람) 모두 각다분하게 사는 사람들인데, (각다분하다 : 일을 해 나가기가 힘들고 고되다.) 이번 비로 방나고 말았습니다. (방나다 : 집안의 재물이 모두 다 없어지다.) 사그랑이 하나도 남은 게 없습니다. (사그랑이 : 다 삭아서 못 쓰게 된 물건)
비나리치며 가살스럽고 강밭게 산 떼꾸러기 같은 우리를 (비나리 : 남의 환심을 사려고 아첨함) (가살스럽다 : 언행이 얄망궂고 되바리지다, 보기에 가량맞고 야살스러운 데가 있다.) (강밭다 : 몹시 인색하고 야박하다.) (떼꾸러기 : 늘 떼를 쓰는 버릇이 있는 사람) 비사치면 좋으련만...... (비사치다 : 직설적으로 말하지 않고, 에둘러 말하여 은근히 깨우치다.)
서그럽고 늡늡하게 용서해 달라고 하지는 않겠습니다. (서그럽다 : 마음이 너그럽고 서글서글하다.) (늡늡하다 : 성격이 너그럽고 활달하다.) 이 순간 넘어가려고 엉너리 부리지도 않겠습니다. (엉너리 : 남의 환심을 사기 위하여 어벌쩡하게 서두르는 짓) 다만, 목새 사이로 집가심 흉내라도 내게 해 주십시오. (목새 : 물에 밀려 한 곳에 쌓인 보드라운 모래) (집가심 : 집을 깨끗하게 치우고 쓸어내는 일)
조붓한 속창아리를 가진 인간이 잔밉겠지만, (조붓하다 : 조금 좁은 듯하다) (잔밉다 : 몹시 얄밉다.) 스스로 치룽구니고 어리보기임을 알아 조라떨지 않을 테니, (치룽구니 : 어리석어서 쓸모가 없는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 (어리보기 : 얼뜨고 둔한 사람, 말이나 행동이 다부지지 못하고 어리석은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 (조라떨다 : 일을 망치도록 경망스럽게 굴다.) 이제는 비를 멈춰 주십시오.
하늘이시여, 제발 비를 멈춰 주세요.
우리말123
보태기) 1. 여기에 쓴 낱말은 모두 요즘 국어사전에 올라있는 낱말입니다. 고어가 아닙니다. 잘 살려 써야할 아름다운 우리말이죠. 사전에서 낮잠 자는 이런 낱말은 우리가 부려 쓰기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2. 낱말 뜻 풀이는, 국립국어원 표준대사전을 주로 참고했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