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이승엽 선수 홈런 작렬]
요즘 이승엽 선수가 홈런을 참 잘 치네요. 뭐라고 꼭 집어서 말할 수는 없지만, 일본에서 이렇게 홈런을 잘 치니, 일본에 꿀밤을 한 대 쥐어박은 것처럼 기분이 참 좋습니다.
이러는 이승엽 선수를 보고, '이승엽, 작열하는 홈런'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있더군요. 오늘은 이 '작열'과 '작렬'을 갈라볼게요.
다음 뉴스 검색창에 '홈런 작열'이라고 넣고 검색하면, 모두 17개의 기사가 나옵니다.
다시, '홈런 작렬'이라고 넣고 검색하면, 모두 1,463개의 기사가 나옵니다. 참으로 다행입니다.
작렬(炸裂)과 작열(灼熱)은 [장녈]로 발음이 같습니다. 그러나 뜻은 전혀 다르죠.
작렬(炸裂)은, 터질 작(炸) 자와 찢을 렬(裂) 자를 씁니다. '작'은 화약이 터진다는 뜻이고, '렬'은 옷감이 찢어진다는 뜻으로, 화약이 터지면서 그것을 싸고 있는 것이 찢어져서 쫙 퍼진다는 뜻이 됩니다. 그래서 '작렬'의 사전적 의미가 "포탄 따위가 터져서 쫙 퍼짐"과 "박수 소리나 운동 경기에서의 공격 따위가 포탄이 터지듯 극렬하게 터져 나오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입니다. 이승엽 선수가 날마다 홈런을 치는 것을 두고, 작렬하는 홈런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작열(灼熱)은, 불에 태울 작(灼) 자와 더울 열(熱) 자를 씁니다. 불에 태워서 뜨거워진다는 뜻이죠. 따라서 '작열'의 사전적 의미는, "불 따위가 이글이글 뜨겁게 타오름"과 "몹시 흥분하거나 하여 이글거리듯 들끓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입니다. '작열하는 태양'처럼 쓸 수 있습니다. 그러나 뭔가가 많이 터져 나오고, 흩어지는 것과는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두 낱말을 가르실 수 있겠죠?
두 낱말을 한꺼번에 써 보면, '작열하는 태양 아래서 이승엽 선수 홈런 작렬'처럼 쓸 수 있겠죠.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