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를 강조한 게 '애당초'입니다.
이 '애당초'를 '애시당초'로 쓰시는 것은 잘못입니다.

안녕하세요.

요즘은 참으로 바쁘네요.
아무리 메뚜기도 한철이라지만 뭐가 뭔지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바쁩니다.
이것도 아마 이번 주나 다음 주면 끝날 것 같습니다.

요즘 제가 우리말 편지를 예전 편지로 갈음한 적이 몇 번 있는데요.
비록 그렇게 보내더라도, 
일이 좀 바쁘다고 우리말 편지를 보내지 않을 거였으면,
애당초 제가 우리말 편지 보내는 것을 시작도 하지 않았을 겁니다.

앞으로도
아무리 바빠도 예전에 보낸 편지로 우리말 편지를 갈음하는 한이 있더라도 그날 아침에는 꼭 편지를 보내겠습니다.
이건 여러분과 하는 약속이 아니라 저와 하는 약속입니다. ^^*

우리말에 
'애초'가 있습니다.
"맨 처음"이라는 뜻으로
그 일은 애초부터 불가능한 것이었다, 끝까지 해낼 각오가 없으면 애초에 시작하지 마라처럼 씁니다.

'애초'를 강조한 게 '애당초'입니다.
그는 애당초부터 장사에는 뜻이 없었다, 그런 일은 애당초에 거절을 했어야지처럼 씁니다.

이 '애당초'를 '애시당초'로 쓰시는 것은 잘못입니다.
문법을 따져 '시'가 어떻게 들어갔는지는 모르지만 '애당초'가 바릅니다.

애초부터 큰 뜻을 품고 시작한 일은 아니지만,
제힘이 닿는 데까지 꾸준히 우리말 편지를 보내겠습니다. 
여러분도 지금처럼 늘 우리말과 함께해주세요. ^^*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축제’가 아니라 ‘잔치’]

오늘도 일본말을 좀 걸러보겠습니다.
흔히,
'축하하여 벌이는 큰 규모의 행사'를 '축제'라고 하는데요.
이 '축제'도 일본어 祝祭(しゅくさい[슉사이])에서 온 말입니다.
일찍이 국립국어원에서 잔치, 축전으로 다듬었습니다.

여러 학자가 고민 끝에 다듬은 말입니다.
그런 말을 안 쓰고 굳이 일본말을 쓰는 까닭이 뭘까요?
잔치라고 하면 촌스럽게 보이나요?
잔치라고 쓰면 안 되고 꼭 축제라고만 써야 하나요?
저 같으면,
'○○○축제'라고 하면 안 가도,
'○○○잔치'라고 하면 열 일 제치고 찾아갈 겁니다. 

오늘 제가 이렇게 '잔치'를 소개드리는 까닭은,
제가 일하고 있는 농촌진흥청에서 여는 큰 잔치를 소개하기 위해서입니다.
농촌진흥청은 100년 전에 경기도 수원에다 터전을 잡았는데,
올해가 그 백 년이 되는 해입니다.

이 뜻깊은 해를 맞아, 
8월 30일부터 9월 3일까지,
농촌진흥청 운동장에서 큰 잔치를 엽니다.
식구와 함께 오시면 좋은 추억을 만드실 수 있을 겁니다.
많이 오셔서 맘껏 즐기십시오.

그리고
오시면 꼭 저에게도 알려주십시오.
맨 밑에 있는 의견쓰기로 알려주시거나 전자우편으로 알려주세요.
제 전화번호를 알려드리겠습니다.

저를 찾으시면 제가 멋진 선물을 챙겨드리겠습니다.
제 깜냥으로 안 되면 
농촌진흥청 공보관 님께 부탁해서라도 꼭 선물을 챙겨드리겠습니다.
선물이라고 해야 고작 들꽃향을 담은 카드나 누에 비누 정도밖에 안 되지만,
그래도 제 나름대로 정성을 담은 겁니다.

8월 30일부터 9월 3일까지,
농촌진흥청 운동장으로 오셔서 잔치를 맘껏 즐기십시오.
그리고 오시면 꼭 저에게 알려주세요. 
저는 운동장 근처에서 파란색 조끼를 입고 깝죽대며 얼쩡거리고 있을 겁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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