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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축제’가 아니라 ‘잔치’]
오늘도 일본말을 좀 걸러보겠습니다. 흔히, '축하하여 벌이는 큰 규모의 행사'를 '축제'라고 하는데요. 이 '축제'도 일본어 祝祭(しゅくさい[슉사이])에서 온 말입니다. 일찍이 국립국어원에서 잔치, 축전으로 다듬었습니다.
여러 학자가 고민 끝에 다듬은 말입니다. 그런 말을 안 쓰고 굳이 일본말을 쓰는 까닭이 뭘까요? 잔치라고 하면 촌스럽게 보이나요? 잔치라고 쓰면 안 되고 꼭 축제라고만 써야 하나요? 저 같으면, '○○○축제'라고 하면 안 가도, '○○○잔치'라고 하면 열 일 제치고 찾아갈 겁니다.
오늘 제가 이렇게 '잔치'를 소개드리는 까닭은, 제가 일하고 있는 농촌진흥청에서 여는 큰 잔치를 소개하기 위해서입니다. 농촌진흥청은 100년 전에 경기도 수원에다 터전을 잡았는데, 올해가 그 백 년이 되는 해입니다.
이 뜻깊은 해를 맞아, 8월 30일부터 9월 3일까지, 농촌진흥청 운동장에서 큰 잔치를 엽니다. 식구와 함께 오시면 좋은 추억을 만드실 수 있을 겁니다. 많이 오셔서 맘껏 즐기십시오.
그리고 오시면 꼭 저에게도 알려주십시오. 맨 밑에 있는 의견쓰기로 알려주시거나 전자우편으로 알려주세요. 제 전화번호를 알려드리겠습니다.
저를 찾으시면 제가 멋진 선물을 챙겨드리겠습니다. 제 깜냥으로 안 되면 농촌진흥청 공보관 님께 부탁해서라도 꼭 선물을 챙겨드리겠습니다. 선물이라고 해야 고작 들꽃향을 담은 카드나 누에 비누 정도밖에 안 되지만, 그래도 제 나름대로 정성을 담은 겁니다.
8월 30일부터 9월 3일까지, 농촌진흥청 운동장으로 오셔서 잔치를 맘껏 즐기십시오. 그리고 오시면 꼭 저에게 알려주세요. 저는 운동장 근처에서 파란색 조끼를 입고 깝죽대며 얼쩡거리고 있을 겁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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