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7/23] 우리말) 벗어지다와 벗겨지다

조회 수 5083 추천 수 0 2012.07.23 10:21:43

머리가 벗겨진다고 하면,
누가 머리를 일부러 다 뽑아버려서 없어졌을 때 쓸 수 있는 말입니다. 
자연적으로 머리숱이 없는 사람은 머리가 벗어진 사람입니다.

안녕하세요.

아침에 일터에 나오다 보니 이슬비가 조금씩 내리더군요.
그래도 오늘 낮에는 무척 더울 거라고 합니다.

이렇게 더운 날씨를 두고 '머리가 벗겨질 정도로 더운 날씨'라고 합니다.
오늘은 '벗어지다'와 '벗겨지다'를 갈라보겠습니다. 
'벗어지다'는
"덮이거나 씌워진 물건이 흘러내리거나 떨어져 나가다"는 뜻으로,
신발이 커서 자꾸 벗어진다. 소반의 칠이 벗어져 보기가 흉하다처럼 씁니다.

'벗겨지다'는
"덮이거나 씌워진 물건이 외부의 힘으로 떼어지거나 떨어지다"는 뜻으로,
신발이 꽉 끼어 잘 벗겨지지 않는다. 때가 눌어붙어 잘 안 벗겨진다처럼 씁니다.

따라서,
머리가 벗겨진다고 하면,
누가 머리를 일부러 다 뽑아버려서 없어졌을 때 쓸 수 있는 말입니다. 
자연적으로 머리숱이 없는 사람은 머리가 벗어진 사람입니다.

무더운 날씨도
머리가 '벗겨질' 정도가 아니라 '벗어질' 정도로 더운 날씨라고 해야 바릅니다.

오늘 날씨가 덥다고 말씀드렸는데요.
무더운 날씨나 더위와 싸워 이길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여름이라 더운 것은 당연합니다.
오히려 여름에 덥지 않으면 그게 더 문제가 될 겁니다.
더위와 싸우지 마시고, 더위와 잘 즐기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6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우표 붙여 편지 부쳤습니다]

오늘은 발음이 같아 헷갈리는 낱말 중에
'붙이다'와 '부치다'를 갈라볼게요.
두 낱말 모두 발음은 [부치다]로 같습니다.

먼저,
'붙이다'는 '붙다'의 사동사입니다.
'붙다'는
"맞닿아 떨어지지 아니하다", 시험 따위에 합격하다"는 뜻이 있습니다.
쪽지가 붙어 있다, 대학에 붙다처럼 씁니다.

'부치다'는,
"편지나 물건 따위를 일정한 수단이나 방법을 써서 상대에게로 보내다",
"어떤 일을 거론하거나 문제 삼지 아니하는 상태에 있게 하다",
"어떤 행사나 특별한 날에 즈음하여 어떤 의견을 나타내다."는 뜻이 있습니다.
편지를 부치다, 안건을 회의에 부치다, 한글날에 부쳐처럼 씁니다.

좀 헷갈리신가요?
아주 쉽게 가르는 법을 알려드릴게요.

양쪽을 딱 접착시킨다는 뜻이 있으면 '붙이다'를 쓰고, 
그렇지 않으면 '부치다'를 쓰면 됩니다.

예를 들면,, 
우표를 봉투에 접착시키는 것이므로 우표를 '붙이다'가 맞고, 
힘이 부치다, 편지를 부치다, 표결에 부치다처럼 
양쪽을 붙인다는 뜻이 없으면 '부치다'를 쓰시면 됩니다.

둘을 한꺼번에 써 보면,
'우표를 붙이고 나서 편지를 부쳐라'처럼 쓰시면 됩니다.
쉽죠? 

제가 오늘 붙이다와 부치다를 갈라본 까닭은,
그저께 제가 몇 분에게 작은 선물을 부쳤거든요. 

농촌진흥청 잔치에 못 오신다는 분 중 주소를 알려주신 분께 
천연향이 든 비누와 녹차 향 카드를 보내드렸습니다.
비누는 저녁에 주무시기 전에 화장 지울 때 쓰시면 좋다고 하고,
녹차 향 카드는 명함 속에 넣어두시거나 지갑에 넣어두시면,
명함에서 향기가 나고 돈에서도 향기가 납니다. 

농촌진흥청 잔치에 오시면 또 드릴게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30530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36074
2156 [2016/10/11] 우리말) 소수나다 머니북 2016-11-01 4036
2155 [2016/03/14] 우리말) 금슬과 금실 머니북 2016-03-15 4038
2154 [2010/02/03] 우리말) 데 띄어쓰기 id: moneyplan 2010-02-03 4039
2153 [2010/12/23] 우리말) 참모습 moneybook 2010-12-23 4039
2152 [2013/11/29] 우리말) 오구탕 머니북 2013-11-29 4039
2151 [2010/04/26] 우리말) 나가다와 나아가다 id: moneyplan 2010-04-26 4040
2150 [2008/07/16] 우리말) 에어컨 샀습니다 id: moneyplan 2008-07-17 4041
2149 [2009/08/15] 우리말) 광복절 맞아 김영조 소장님의 글을 소개합니다 id: moneyplan 2009-08-17 4041
2148 [2011/01/10] 우리말) 함바 moneybook 2011-01-10 4041
2147 [2013/04/18] 우리말) 지며리 머니북 2013-04-18 4042
2146 [2014/09/23] 우리말) 흐리멍텅하다 머니북 2014-09-23 4042
2145 [2009/07/27] 우리말) 믿음으로와 믿으므로 id: moneyplan 2009-07-28 4044
2144 [2010/09/08] 우리말) 비껴가다 moneybook 2010-09-08 4044
2143 [2011/03/15] 우리말) 꽃샘과 꽃샘추위 moneybook 2011-03-15 4045
2142 [2011/03/17] 우리말) 방사선과 방사능 moneybook 2011-03-17 4045
2141 [2010/11/29] 우리말) 지피지기면 백전불태 moneybook 2010-11-29 4046
2140 [2010/12/03] 우리말) 착한 몸매? moneybook 2010-12-03 4046
2139 [2011/01/05] 우리말) 포기하기 십상 moneybook 2011-01-05 4046
2138 [2014/08/14] 우리말) 교황이 가시는 광화문 머니북 2014-08-14 4046
2137 [2010/08/17] 우리말) 흙감태기 moneybook 2010-08-17 40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