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8/06] 우리말) 넓다랗다와 널따랗다

조회 수 7724 추천 수 0 2012.08.06 09:45:51

꽤 넓은 것은 '넓다랗다'가 아니라 '널따랗다'이고,
꽤 짧은 것은 '짧다랗다'가 아니라 '짤따랗다'인데,
꽤 긴 것은 '길다랗다'가 아니라 '기다랗다'가 바릅니다.

안녕하세요.

주말 잘 보내셨나요?
저는 애들과 같이 도서관과 마트에 가서 보냈습니다.
집에서는 너무 더워서 도저히 있을 수가 없더군요. ^^*
텔레비전으로 올림픽을 보는 것도 더위를 쫓는 좋은 방법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며칠 전에 있었던 축구를 참 재밌게 봤습니다.
축구 종구국이라는 영국과 맞서 참으로 멋진 경기를 펼쳤습니다.
널따란 운동장을 맘껏 뛰어다니며 전반전후반전연장전까지 지치지 않고 뛰는 모습에 감동했습니다.

우리말에 '널따랗다'는 낱말이 있습니다.
공간을 나타내는 이름씨(명사)와 함께 쓰여
"
꽤 넓다."는 뜻으로
널따란 평야방이 널따랗다아기가 널따란 아빠 품에 안겨 잠이 들었다처럼 씁니다.

여기서 '다랗'은 일부 그림씨(형용사뒤에 쓰여 그 정도가 꽤 뚜려하다는 뜻을 더합니다.
굵다랗다좁다랗다높다랗다깊다랗다가 그렇게 쓰인 겁니다.

문제는
크기나 모양길이깊이 따위를 나타내는 그림씨(형용사뒤에 '다랗'이 붙는 방식에 일정한 규칙이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겁니다.
꽤 넓은 것은 '넓다랗다'가 아니라 '널따랗다'이고,
꽤 짧은 것은 '짧다랗다'가 아니라 '짤따랗다'인데,
꽤 긴 것은 '길다랗다'가 아니라 '기다랗다'가 바릅니다.
꽤 가는 것도 '가느다랗다'고 써야 합니다.
게다가
꽤 잔 것은 '잘다랗다' '자다랗다'가 아니라 '잗다랗다'가 바릅니다.

올림픽에 나간 우리 선수들이
널따란 운동장에서 맘껏 뛰고
기다란 트랙에서 맘껏 달려
좋은 성적을 거두기를 빕니다.

고맙습니다.

보태기)
지난번에 보내드린 '경신/갱신'을 보시고,
고ㄱㅅ 님께서 이런 댓글을 달아주셨습니다.
오늘 편지를 쓰다 보니 이 댓글이 더 가슴에 와 닿네요

"
우리 주변에서 갱신과 경신을 구분해서 정확히 사용하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생각해 봅니다이렇게 복잡하고 까다로운 어법이 우리 세대에는 어찌 통할지 모르나 젊은 세대에게 과연 학습이 될지 자신이 안 서는군요."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낸 편지입니다.



[
오늘 농촌진흥청 잔치 대단원의 막을 내립니다]

드디어 오늘 농촌진흥청 잔치 대단원의 막을 내립니다.

흔히 어떤 행사를 시작할 때,
'
대단원의 막이 올랐다'라고 하고,
그 행사가 끝날 때,
'
대단원의 막이 내렸다'라고 합니다.

그러나 대단원은 행사가 끝날 때만 씁니다.
대단원(大團圓)은 대미(大尾)와 같은 뜻으로,
"
연극이나 소설 따위에서모든 사건을 해결하고 끝을 내는 마지막 장면"을 말합니다.
단원의 막이 내렸다처럼 씁니다.

어떤 행사의 시작에는 대단원이라는 낱말을 쓰면 안 됩니다.
끝낼 때만 '대단원'이라는 낱말을 씁니다.

저도 이제 좀 쉴 수 있겠죠?

우리말123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16935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22508
1156 [2008/01/25] 우리말) 뇌꼴스럽다 id: moneyplan 2008-01-25 3386
1155 [2007/09/08] 우리말) 한글문화연대 id: moneyplan 2007-09-10 3386
1154 [2011/01/26] 우리말) 설과 구정 moneybook 2011-01-26 3385
1153 [2010/07/13] 우리말) 족집게 moneybook 2010-07-13 3385
1152 [2010/01/14] 우리말) 막걸리 id: moneyplan 2010-01-14 3385
1151 [2017/04/10] 우리말) 우리글 교양을 높이기 위한 시민강좌 머니북 2017-04-11 3384
1150 [2012/02/17] 우리말) 사위스럽다 머니북 2012-02-17 3384
1149 [2008/04/19] 우리말) 미스킴과 라일락 id: moneyplan 2008-04-21 3384
1148 [2017/04/12] 우리말) 나와바리 머니북 2017-04-12 3383
1147 [2017/02/16] 우리말) 어섯 머니북 2017-02-16 3383
1146 [2016/04/28] 우리말) '~다시피'와 '~다싶이' 머니북 2016-04-29 3383
1145 [2012/10/30] 우리말) 이르다와 빠르다 머니북 2012-10-30 3383
1144 [2012/01/12] 우리말) 임신부 인질 [2] 머니북 2012-01-12 3383
1143 [2007/07/05] 우리말) 잔불과 뒷불 id: moneyplan 2007-07-05 3383
1142 [2017/07/28] 우리말) 야단법석 머니북 2017-08-02 3382
1141 [2016/01/11] 우리말) 굼적/꿈적/꿈쩍 머니북 2016-01-11 3382
1140 [2009/11/05] 우리말) 터줏대감 id: moneyplan 2009-11-05 3382
1139 [2008/12/20] 우리말) 노무현 전 대통령은 저와 사진을 찍어주셔야 합니다. ^^* id: moneyplan 2008-12-22 3382
1138 [2008/03/17] 우리말) 틀린 자막 몇 개 id: moneyplan 2008-03-17 3382
1137 [2017/07/03] 우리말) 태풍 난마돌 머니북 2017-07-04 33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