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아침부터 정신이 없네요. 오늘은 예전에 보낸 편지로 우리말 편지를 갈음합니다.
고맙습니다.
[게슴츠레 졸린 눈]
많은 분이 걱정해 주신 덕분에 오늘 어머니가 퇴원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제 와서 하는 말이지만, 병원에서 자는 거, 그거 정말 힘들더군요. 자리도 불편한데다 자꾸 들락거리는 사람들 때문에...
날마다 병원에서 자면서, 처음에는 인기척만 있어도 자다가 일어났는데, 나중에는 게슴츠레 눈을 뜨고 눈치를 본 뒤 다시 자고, 어떤 때는 잠에 취해 거의 감은 듯 거슴츠레 눈을 떴다가 감고, 또 어떤 때는 졸린 눈을 비비며 가슴츠레 떴다가 또 감고... 이러다 보면 하룻밤이 금방 지나가고 어슴푸레 날이 밝아오죠. 여태 힘들었지만, 몇 년 지나면 그때의 일이 아슴푸레 떠오르겠죠?
어쨌든 이제는 어머니가 다시 병원에 입원하셔서 제가 그 옆에서 가슴졸이며 자는 일이 없기를 빕니다.
여러분 사랑합니다.
우리말123
보태기) 게슴츠레, 거슴츠레, 가슴츠레 : 졸리거나 술에 취해서 눈이 정기가 풀리고 흐리멍덩하며 거의 감길 듯한 모양.
어슴푸레, 아슴푸레 : 빛이 약하거나 멀어서 조금 어둑하고 희미한 모양, 또렷하게 보이거나 들리지 아니하고 희미하고 흐릿한 모양, 기억이나 의식이 분명하지 못하고 조금 희미한 모양.
거슴푸레 : 대한민국 국어사전에 그런 낱말 없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