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는 2006년 이전에 보낸 편지입니다.
[숟가락을 떨어뜨리다? 떨어트리다?]
흔히, 애들은 네 살까지 평생 부모에게 할 효도를 다 한다고 하죠? 그 말이 맞지 않기를 빕니다. 왜냐하면, 제가 요즘 그 행복의 한가운데 있거든요. 35개월 된 네 살배기 딸과, 15개월 된 두 살배기 아들의 재롱을 보고 있으면 시간가는 줄 모릅니다.
집에서 애들 노는 꼴을 좀 보면, 밥을 먹다가 딸내미가 한 숟가락 떠먹고 그 숟가락을 바닥에 떨어뜨립니다. 그러면 아들은 그걸 주워서 그 숟가락에 붙은 밥알 한두 개 떼어먹고 숟가락은 누나에게 줍니다. 그걸 받아든 누나와 동생이 서로 마주보고 깔깔대며 웃습니다. 딸내미가 또 한 숟갈 떠서 먹고, 그 숟가락을 일부러 바닥에 떨어트립니다. 그러면 아들은 또 그걸 주워서 밥알 몇 개 떼어먹고 숟가락은 누나에게 줍니다. 그걸 들고 둘이 마주보고 깔깔대며 웃고...... 제가 보기에는 하나도 재미없을 것 같은데 애들은 그게 그리도 재밌나 봅니다.
숟가락이 바닥에 떨어지면, 방바닥에 있는 먼지도 묻어 건강에 별로 좋지 않을 텐데도 그게 뭐 그리 재밌다고 즐기고 노네요. 그렇게 노는 걸 넋 놓고 보는 저는 참 행복합니다. 애들이 조금만 커도 그렇게 놀지 않겠죠?
애들이 네 살까지 평생 부모에게 할 효도를 다 해버리면, 저는 그 효도가 거의 끝나가잖아요. 그래서 그 말이 틀리길 빈 겁니다. ^^*
오늘은 애들 노는 것을 생각하면서, 숟가락을 '떨어뜨리다'와 '떨어트리다'를 알아볼게요. "위에 있던 것을 아래로 내려가게 하다."는 뜻의 낱말은 '떨어뜨리다'가 맞을까요 '떨어트리다'가 맞을까요?
답은 둘 다 맞다입니다. '무너뜨리다'와 '무너트리다', '깨뜨리다'와 '깨트리다'도 모두 복수 표준어로 둘 다 맞습니다. 빠뜨리다, 빠트리다.................
제 딸이 숟가락을 떨어뜨리는 것도 맞고 떨어트리는 것도 맞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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