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8/27] 우리말) 여지껏/여태껏

조회 수 4936 추천 수 0 2012.08.27 09:46:47

'지금까지'나 '지금에 이르기까지'라는 뜻으로 '여지껏'을 씁니다.
그러나 이 말은 '여태'를 강조하여 이르는 말인 '여태껏'을 잘못 쓰고 있는 낱말입니다.

안녕하세요.

남쪽에서 큰 태풍이 올라오고 있다는데, 제가 있는 서울은 무척 덥네요.
아무리 더워도
며칠 전만큼 덥기야 하겠어요? 더군다나 절기로는 처서도 지났잖아요.
더우면 좀 참으면 되죠. '여지껏' 참았는데 그거 못참을라고요. ^^*

'지금까지'나 '지금에 이르기까지'라는 뜻으로 '여지껏'을 씁니다.
그러나 이 말은 '여태'를 강조하여 이르는 말인 '여태껏'을 잘못 쓰고 있는 낱말입니다.
그는 여태껏 그 일을 모르는 척했다, 여태껏 뭐 하다 이 밤중에 숙제를 하는 거냐?처럼 쓰시면 됩니다.
'여태'와 비슷한 낱말로 '지금, 이제, 입때' 따위가 있습니다.

'여지'라는 낱말이 있기는 하지만, 시간을 뜻하는 뜻이 없기 때문에,
'여지껏'이라는 낱말은 있을 수가 없습니다.

이제껏 잘 참은 더위고, 입때껏 잘 즐긴 따가운 햇볕입니다.
며칠 더 덥다고 여태껏 잘 보낸 여름이 안 가고 멈추기야 하겠어요?

남은 더위 잘 즐기시고,
태풍 대비 잘하셔서 아무런 피해가 없기를 빕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6년 이전에 보낸 편지입니다.



[고냉지, 고랭지, 고령지]

며칠 전에 시장에 나갔더니 '고랭지 배추'가 많이 나와 있네요.
오늘은 고랭지, 고냉지, 고령지를 좀 갈라 볼게요.

한글맞춤법 제3장 제5절의 두음법칙 내용입니다.
두음법칙은 첫소리에 어떤 소리가 오는 것을 꺼리는 현상으로
한자음 '녀, 뇨, 뉴, 니'가 낱말 첫머리에 올 적에 '여, 요, 유, 이'로 적는 것을 말합니다.

곧, 냉각(冷却), 냉난방(冷煖房), 냉정(冷情), 냉혈(冷血)처럼 
'랭(冷)'이 낱말 첫머리에 올 때는 두음법칙에 따라 '냉'이라고 적고,
'고랭지(高冷地), 급랭(急冷), 소랭(蕭冷), 온랭(溫冷), 한랭(寒冷)처럼
첫머리가 아니면 본음대로 '랭'이라고 적어야 합니다.

따라서, 
"표고가 높고(高) 찬(冷) 곳(地)"이란 뜻의 낱말은 '고랭지'입니다.
배추는 '고냉지 배추'가 아니라 '고랭지 배추'가 맞습니다.

고령지(高嶺地)는
주로 농촌진흥청 소속기관에서 쓰는 낱말인데,
높은 산마루라는 뜻으로,
'고령지농업연구소'는 높은 산마루에 터를 잡고 있으면서 고랭지 농업을 연구하는 국가연구기관입니다
아직 '고령지'는 국어사전에 올라있지 않은 낱말입니다.
또한, 정치권에서도 부르기가 어렵다며 고랭지농업연구소로 바꿔 주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정리하면,
찰 냉(冷) 자를 쓰는 낱말은 
'고랭지'가 맞고 '고냉지'라는 낱말은 없습니다.
'고령지'는 찰 냉(冷) 자를 쓰는 게 아니라 산봉우리 령(嶺) 자를 씁니다.

고맙습니다.

보태기)
두음법칙은
"낱말 첫머리에서 발음하기 까다로운 자음을 발음하기 쉽게 고치는 음운규칙."으로,
한자 중에 '녀·뇨·뉴·니'로 시작되는 것들이 낱말 첫머리에 올 때
'ㄴ'을 떨어뜨려 '여·요·유·이'로 바뀌고,
한자 중에 '랴·려·례·료·류·리'로 시작되는 것들이 낱말 첫머리에 올 때
'ㄹ'을 떨어뜨려 '야·여·예·요·유·이'로 바뀝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수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19717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25233
276 [2007/07/26] 우리말) 생률이 아니라 날밤입니다 id: moneyplan 2007-07-26 3726
275 [2007/07/25] 우리말) 공멸은 피해야 합니다 id: moneyplan 2007-07-25 3698
274 [2007/07/24] 우리말) '뱃속'과 '배 속' id: moneyplan 2007-07-24 3581
273 [2007/07/18] 우리말) 평방미터가 아니라 제곱미터 id: moneyplan 2007-07-18 3845
272 [2007/07/16] 우리말) 엉터리 말 몇 개 id: moneyplan 2007-07-16 4133
271 [2007/07/13] 우리말) 짧은 편지 id: moneyplan 2007-07-13 4415
270 [2007/07/12] 우리말) 격강이 천리라 id: moneyplan 2007-07-12 3816
269 [2007/07/11] 우리말) 점점 나아지다 id: moneyplan 2007-07-11 3872
268 [2007/07/10] 우리말) 금자탑 id: moneyplan 2007-07-10 3732
267 [2007/07/09] 우리말) 평창이 안타까워서... id: moneyplan 2007-07-09 4080
266 [2007/07/06] 우리말) 뒷다마와 뒷담화 id: moneyplan 2007-07-06 3770
265 [2007/07/05] 우리말) 잔불과 뒷불 id: moneyplan 2007-07-05 3493
264 [2007/07/04] 우리말) 후덥지근과 후텁지근 id: moneyplan 2007-07-04 3899
263 [2007/07/04] 우리말) 과반수와 반수 id: moneyplan 2007-07-04 3831
262 [2007/07/03] 우리말) 갑절과 곱절 id: moneyplan 2007-07-03 3898
261 [2007/07/02] 우리말) 선호가 아니라 좋아함입니다 id: moneyplan 2007-07-02 3882
260 [2007/06/30] 우리말) 계란보다는 달걀을... id: moneyplan 2007-07-02 3671
259 [2007/06/29] 우리말) 평이 아니라 제곱미터 id: moneyplan 2007-06-29 5244
258 [2007/06/28] 우리말) 워크샵과 워크숍 id: moneyplan 2007-06-28 3854
257 [2007/06/27] 우리말) 선거철이 벌써 시작되었나 봅니다 id: moneyplan 2007-06-27 35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