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는 2006년 이전에 보낸 편지입니다.
[이걸 처먹으라고?]
어제는 밖에 나가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제 배가 해장국을 애타게 찾더군요. ^^* 추어탕을 먹었는데요. 추어탕을 내오고, 그 옆에 들깨 가루가 있는데, 그걸 쳐 먹으면 좋다고 하더군요.
우스갯소리입니다. ^^* "손님, 들깨 가루를 쳐 먹는[처멍는] 것이 좋습니다." "뭐라고요? 처먹으라고요?" "아니, 그게 아니라, 이걸 쳐 드시라고..." "처먹으나 처드시나... 이런..."
오늘은 '처먹다'와 '쳐 먹다'를 갈라보겠습니다.
먼저, '처먹다'는 "욕심 사납게 마구 먹다."는 뜻입니다. 또, '먹다'를 속되게 이르는 말이기도 하죠. 발음은 [처먹어, 처먹으니, 처멍는]입니다. 여기에 쓴 '처'는 '함부로, 마구, 심히'의 뜻이 있습니다.
이와 달리, '쳐 먹다'는 두 개의 낱말로 만들어진 구입니다. 여기에 쓴 '쳐'는 "적은 분량의 액체를 따르거나 가루 따위를 뿌려서 넣다"는 뜻의 '치다'에서 온 말입니다. 곧, '쳐'는 '치-'의 활용형인 '치어'의 준말입니다.
따라서, '들깨 가루를 쳐 먹다'는 '들깨 가루를 추어탕에 뿌려서(또는 넣어서) 먹다'는 뜻이고, '들깨 가루를 처먹다'는 들깨 가루 먹는 것을 속되게 이르는 것입니다.
문제는, '쳐 먹다'와 '처먹다'의 발음이 같다는 것입니다. 이건 뭐 어떻게 풀 방법이 없네요. 어르신 앞에서는 조심스럽게 쓰는 수밖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