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는 2006년 이전에 보낸 편지입니다.
[우리말 훼방꾼? 우리말 헤살꾼]
뉴스를 보니 북한이 기어이 핵실험을 했군요.
핵은 핵이고, 오늘이 한글날이라서 하나 더 보냅니다. 그냥 지나치자니 오후가 편할 것 같지 않아서...
인터넷 뉴스를 보니, 며칠 전에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에서 '우리말 지킴이와 훼방꾼'을 발표했네요. 참 잘하는 일입니다. 이렇게나마 우리말을 아끼고 지키는 사람을 칭찬하며 우러르고, 우리말을 더럽히는 사람을 꾸짖고 나무라야 합니다.
다만, 굳이 흠을 잡자면, '지킴이'라고 좋은 우리말을 써 놓고 그 뒤에 '훼방꾼'이라는 말을 쓴 까닭을 모르겠습니다. 훼방은 毁謗으로 헐뜯을 훼 자와 헐뜯을 방 자를 씁니다. 끽연(喫煙)이나 만끽(滿喫)만큼 어려운 한자입니다.
훼방이 '남을 헐뜯어 비방함. 또는 그런 비방'이라고 국어사전에 나와있긴 합니다. 그러니 훼방이라는 낱말을 쓴다고 뭐랄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이왕 우리말 지킴이를 뽑고 그 반대되는 단체나 사람을 뽑는다면, 훼방꾼보다는 헤살꾼이 낫지 않을까요? 사전에서 헤살꾼을 찾아보면, '남의 일에 짓궂게 훼방을 놓는 사람.'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저라면, '우리말 지킴이와 훼방꾼'이 아니라, '우리말 지킴이와 헤살꾼'이라고 쓰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