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많이 춥죠? 추위나 더위의 정도를 나타내는 어찌씨(부사)는 '상당히' 나 '꽤'를 써야 바릅니다. 따라서 많이 추운 게 아니라, 꽤 추운 겁니다. ^^*
어제 보낸 편지 밑에 붙어 있던 예전에 보낸 편지인 [알타리김치가 아니라 총각김치]를 보시고 댓글을 달아주신 분이 많으시네요.
오늘은 그 '총각'을 풀어보겠습니다. 편지가 좀 길어질 것 같네요. ^^*
댓글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네요. 첫째는 '알타리무'도 멋진 우리말인데 '총각'만 살리고 '알타리'를 못쓰게 하는 것은 우리말의 쓰임을 막는 것이 될지 모른다는 걱정입니다. 그러면서 '알타리'가 혹시 일본에서 온 말인지도 모른다는 말씀도 해주셨네요. 일본에서 우리말 편지를 받으시는 분이 계시니, '알타리'가 일본말인지 확인 좀 해주세요. ^^* 일본말이 아니라면 알타리무와 총각무 둘 다 표준말로 만들어 맘껏 쓰게 하는 게 좋다는 말씀이십니다.
둘째는 '총각무'라는 이름은 총각무가 총각의 거시기를 닮아서 그렇게 이름 지은 게 아니냐는 걱정이셨습니다. 그렇다면 그건 성차별에 해당하니 오히려 총각무를 버리고 알타리무를 써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여러분도 그렇게 보시나요?
저는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1. 총각무나 총각김치는 결혼하지 않은 성년 남자를 뜻하는 총각(總角)에서 왔습니다. 그래서 총각무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總角무'로 나옵니다. 총각김치도 마찬가지입니다.
2. '총'이라는 낱말에는 사람을 쏴 죽이는 권총이나 기관총 같은 무기를 뜻하는 풀이도 있지만, "말의 갈기와 꼬리의 털"이라는 뜻도 있습니다. 갈기가 말이나 사자 따위의 목덜미에 난 긴 털이므로 '총'은 털을 뜻하는 낱말 같습니다.
3. 다시, 사전에서 '총각'을 찾아보면 두 가지 뜻풀이가 나옵니다. 하나는 "결혼하지 않은 성년 남자"이고, 다른 하나는 "관례 전의 사내아이가 머리를 땋아 묶는 일"이라고 나옵니다. 그래서 저는 총각이 남자의 거시기를 닮은 데서 온 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총'이 머리카락 같은 털을 뜻하고, '총각'이 장가들기 전에 사내아이가 머리를 땋아 묶는 일을 뜻하므로, '총각무'에 쓰인 '총각'이 남자 거시기에서 온 게 아니라 사내아이 머리를 땋아 묶은 것에서 왔다고 보는 겁니다. 그렇게 묶은 머리 모양이 총각무처럼 생기지 않았나요? ^^*
위에서 드린 말씀은 그냥 저 혼자 해본 생각입니다. 아무런 학문적인 뿌리가 없는 말씀입니다. 너무 학문적으로 따지지는 말아주세요. 그냥 우리말에 관심을 두자는 뜻으로 풀어본 겁니다. ^^*
오늘 무척 추울 거라고 합니다. 옷 잘 챙겨입으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보태기) 1. 먼저, '알타리무'에 쓰인 '알타리'가 일본에서 온 말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대로 일본에 계신 분이 좀 찾아봐 주십시오. 제가 보기에 '알타리'는 일본말이 아니라 뿌리 끝에 알이 달려 있는 것을 보고 '알달이'라고 했다가 그게 '알타리'가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이 또한, 그냥 저 혼자만의 생각입니다. ^^*
2. 남자와 여자 성에 차별을 두는 낱말에는 형제애, 여의사, 남자 간호사, 여성 총리, 남자 미용사, 처녀 출전, 처녀작 따위가 있습니다. 그런 낱말은 쓰지 않는 게 좋겠죠? ^^*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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