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0/18] 우리말) 촌놈과 촌스럽다

조회 수 4762 추천 수 0 2012.10.18 11:35:17

언젠가 말씀드렸듯이 '촌스럽다' 사전풀이도 이제는 바꿔야 한다고 봅니다.
지금은 "어울린 맛과 세련됨이 없이 어수룩한 데가 있다."는 뜻으로 풀어놨는데,
앞으로는 "자연과 함께하고자 농촌으로 가는 사람들의 삶으로 여유가 있다"이라든가 "촌을 사랑하여 촌과 함께 삶을 가꾸려는 마음가짐"으로 풀면 어떨까요?

안녕하세요.

1.
어제 편지에서
'수원 촌놈이 차를 가지고 ~'라고 했는데, '촌놈'이 좀 불편했다는 댓글이 있었습니다.
누군가를 깔보고 그런 낱말을 쓴 건 아닌데, 제 뜻과 다르게 기분이 나빴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죄송합니다.

사실 사전에서 '촌놈'을 찾아보면
"시골 남자를 낮잡아 이르는 말", "행동이나 외모가 촌스러운 남자를 낮잡아 이르는 말"이라고 나옵니다.
그러니 '촌놈'소릴 들으면 기분이 좋을 리 없죠.

'촌사람'도 사전에 올라 있는데
"시골에 사는 사람", "견문이 좁고 어수룩한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2. 며칠 전 뉴스를 보니
도시를 떠나 농촌을 찾는 귀농, 귀촌하는 사람이 크게 늘고 있다고 합니다.
재작년 4천여 가구였던 것에서 지난해 만 500여 가구로 2.5배 늘더니, 
올해는 약 2만여 가구가 될 것이라고 합니다.
그 사람들은 왜 '촌사람'이나 '촌놈'이 되려고 할까요?

3.
언젠가 말씀드렸듯이 '촌스럽다' 사전풀이도 이제는 바꿔야 한다고 봅니다.
지금은 "어울린 맛과 세련됨이 없이 어수룩한 데가 있다."는 뜻으로 풀어놨는데,
앞으로는 "자연과 함께하고자 농촌으로 가는 사람들의 삶으로 여유가 있다"이라든가 "촌을 사랑하여 촌과 함께 삶을 가꾸려는 마음가짐"으로 풀면 어떨까요?

제가 농업을 해서 그런지 저는 촌이 참 좋습니다.
심지어,
어떤 분과 박사 학위 이야기를 할 때,
그분이 외국 박사라고 하기에 저는 된장 박사라고 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대학을 나왔고, 우리나라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기에 '된장 박사'라고 한 거죠.

누가 뭐래도 저는 된장이 좋고, 촌이 좋습니다. ^^*

오늘도 자주 웃으시면서 보내시길 빕니다. ^^*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편지입니다.





[귀 이야기]

안녕하세요.

주말 잘 보내셨죠?

오늘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귀에서 무슨 소리가 나더군요.
아마도 귀에 때가 많이 끼었나 봅니다. ^^*

흔히,
귓구멍 속에 낀 때를 보고 귓밥이라고 합니다. 귓밥 판다고 하죠.
그러나 그것은 귓밥이 아니라 '귀지'가 맞습니다.

'귓밥'은
"귓바퀴의 아래쪽에 붙어 있는 살."을 뜻합니다.
그 살을 파버리면 안 되겠죠. ^^*

우리가 보는 귀,
연한 뼈로 쭈그러져 있으며,
밖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귓구멍으로 들어가기 쉽게 하는 부분을 '귓바퀴'라고 합니다.
그 귓바퀴의 뒤쪽을 귓등이라 하지만, 그 앞쪽을 귓배라고 하지는 않습니다.
귀의 가장자리는 '귓가'나 '귓전'이라고 합니다.
귀의 바깥쪽으로, 
귓바퀴와 바깥귀길로 이루어져 있어 고막과 가운데귀를 보호하며, 음향을 받아 귀청에 전하는 부분은 '바깥귀'입니다.
"귓구멍 어귀로부터 고막에 이르는 'S' 자 모양의 관"은 '바깥귀길'이라고 합니다. 
귓문은 귓구멍의 바깥쪽으로 열려 있는 곳이고,
귀나 그 언저리에 젖꼭지 모양으로 볼록 나온 군살은 귀젖이라고 합니다.
고막이라고 하는 '귀청'은 "귓구멍 안쪽에 있는 막"입니다.

좀 많은가요? ^^*

월요일 아침부터 좀 웃고 가죠.
사람 몸에는 젖이 세 가지가 있습니다.
"목구멍의 안쪽 뒤 끝에 위에서부터 아래로 내민 둥그스름한 살"은 '목젖'이고,
앞에서 말한 "귀나 그 언저리에 젖꼭지 모양으로 볼록 나온 군살"은 '귀젖'이고,
나머지 하나는 잘 아는 진짜 젖(?)입니다.

오늘도 자주 웃으세요. 웃으면 복이온다잖아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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