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1/02] 우리말) 높이다와 제고

조회 수 4063 추천 수 0 2012.11.02 19:14:01

그런데 왜 공무원들은 높이거나 낮춘다는 말을 안 쓰고제고상승하락강하... 이런 낱말만 쓰는지 모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우리말을 다듬고 보살피는 것은 우리 같은 힘없는 사람들이 나서는 것보다,
언론이나 공무원들이 나서는 게 빠를 겁니다.

그런데 왜 공무원들은 높이거나 낮춘다는 말을 안 쓰고제고상승하락강하... 이런 낱말만 쓰는지 모르겠습니다.
'
높여야 함'이라고 쓰면 '제고 필요'라고 고치고,
'
낮춰야 함'이라고 하면 '감소 필요'라고 바꿉니다.
제가 힘이 없다 보니 끝까지 밀어붙이지는 못하고...

5
년 전에 보낸 편지를 아래 붙입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편지입니다.





[
기여가 아니라 이바지입니다]

오늘은 농촌진흥청 종합보고회 날입니다.
올 한 해 우리나라 농업을 발전시키고자 열심히 뛰고 밀었던 일들을 되돌아보는 자리죠.
여러 도에 있는 도 농업기술원과 시군에 있는 농업기술센터 직원들까지 다 모입니다.
수천 명이 모여 올 한해를 되돌아보고일을 잘한 사람에게는 상도 줍니다.
저는 상을 하나도 못 받지만,
제 손으로 준비한 상이 수십 개네요. ^^*

상에 보면 거의 다
'...
에 기여한 공이 크므로...'라는 월(문장)이 들어갑니다.

여기에 쓴
'
기여'는 일본말 찌꺼기입니다.
일본에서는 寄與라고 쓰고 きよ[키요]라고 읽습니다.

국립국어원에서 만든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이 말을 다듬은 낱말이 올라있지 않지만,
'
행정순화용어'에는 들어있습니다.
'
이바지'로 바꿔놨죠.
기여보다는 이바지가 더 낫지 않아요?

'
행정순화용어'는 행자부와 문화관광부에서 일본말 찌꺼기를 걸러내고자 다듬은 낱말입니다.
마땅히 행정부서에서는 기여라고 쓰면 안 되고 이바지라고 써야 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쓰지 않는다고 해서 누가 잡아가는 것이 아니라서...
그렇다고 월급을 깎는 것도 아니고...

이번 농촌진흥청 종합보고회 때 주는 상 가운데
제가 만드는 상장에 들어있는 '기여'는 모조리 이바지로 바꿔버렸습니다.
'...
에 기여한 공이 크므로...' '...에 이바지한 공이 크므로...'로 바꾼 거죠.

그나저나,
저는 언제나 '...에 이바지한 공이 크므로...'하는 상장 위에 제 이름을 올려 보죠?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20338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25844
1976 [2013/03/12] 우리말) 로마자 표기법 머니북 2013-03-12 4037
1975 [2014/03/21] 우리말) 높임말 머니북 2014-03-21 4035
1974 [2017/10/25] 우리말) 너볏이/나볏이 머니북 2017-11-06 4034
1973 [2015/06/10] 우리말) 살품 머니북 2015-06-10 4033
1972 [2012/07/27] 우리말) 화이팅/파이팅 머니북 2012-07-27 4033
1971 [2011/06/20] 우리말) 두루뭉술 머니북 2011-06-20 4032
1970 [2013/02/13] 우리말) 시계제로 머니북 2013-02-13 4031
1969 [2009/09/14] 우리말) 궁글다 id: moneyplan 2009-09-14 4031
1968 [2007/09/13] 우리말) 노란 단풍 id: moneyplan 2007-09-13 4031
1967 [2007/02/03] 우리말) 기상 예보의 정밀도? 정확도? id: moneyplan 2007-02-05 4031
1966 [2008/05/31] 우리말) 가는 5월이 아쉬워...(핏줄 쓰이다) id: moneyplan 2008-06-03 4030
1965 [2014/03/03] 우리말) 뒤돌아보다/되돌아보다 머니북 2014-03-03 4029
1964 [2011/09/16] 우리말) 괴발개발과 개발새발 머니북 2011-09-16 4029
1963 [2011/07/22] 우리말) 표정 머니북 2011-07-22 4029
1962 [2008/05/27] 우리말) 늘키다(억지로 참으며 울다) id: moneyplan 2008-05-28 4028
1961 [2011/08/03] 우리말) 현훈? 어지러움! 머니북 2011-08-03 4026
1960 [2007/05/18] 우리말) 고마움과 감사 id: moneyplan 2007-05-18 4026
1959 [2013/03/21] 우리말) 표준국어대사전 머니북 2013-03-21 4024
1958 [2010/01/14] 우리말) 막걸리 id: moneyplan 2010-01-14 4022
1957 [2007/08/28] 우리말) 길 따라 좁고 길게 만든 꽃밭을 뭐라고 할까요? id: moneyplan 2007-08-28 4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