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2/27] 우리말) 길

조회 수 4211 추천 수 0 2012.12.27 09:34:55

물건에 손질을 잘하여 생기는 윤기도 ''이라고 합니다.
그 집 장독은 길이 잘 나 있다처럼 씁니다.

안녕하세요.

오늘 낮부터는 날씨가 좀 풀린다고 합니다.

1. 
어제 보낸 편지에서 '년월일'이라 썼는데요.
"
해와 달과 날을 아울러 이르는 말." '연월일'이 바릅니다.

2.
어제 보낸 편지를 보시고 월을 쓸 때 03처럼 앞에 숫자를 쓰는 것을 물어보신 분이 계십니다.
1919. 3. 1.
이 맞고 '03'으로 쓰는 것은 틀립니다.

3.
오늘 아침 KBS뉴스에서 인수위 대변인이 나오셔서 인수위를 '단촐하게꾸릴 거라고 했고,
자막도 '단촐'이라고 나왔습니다.
"
식구나 구성원이 많지 않아서 홀가분하다."는 뜻을 지닌 그림씨(형용사) '단출하다'입니다.

4. 
우리말에 ''이 있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사람이나 동물 또는 자동차 따위가 지나갈 수 있게 땅 위에 낸 일정한 너비의 공간도 길이지만,
시간의 흐름에 따라 개인의 삶이나 사회적ㆍ역사적 발전 따위가 전개되는 과정도 ''입니다.
그래서 이제까지 살아온 고단한 길인류 문명이 발전해 온 길처럼 쓸 수 있습니다.
거기에,
물건에 손질을 잘하여 생기는 윤기도 ''이라고 합니다.
그 집 장독은 길이 잘 나 있다처럼 씁니다.

며칠 남지 않은 올해를 잘 마무리해서
여러분 삶의 길에 길이 잘 나서 내년에도 하고자 하는 모든 일이 잘 풀리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7년에 쓴 우리말 편지입니다.




[
여덟 시 삼 분]

안녕하세요.

저는 아침마다 오늘은 무엇으로 우리말 편지 밥상을 차리나...'라는 고민을 합니다.
오늘도 고민하면서 집을 나서는데 딸내미가 그것을 풀어주네요.
딸아이는 제 일터 어린이집에 다니느라 아침에 집에서 같이 나섭니다.
일터에 나오면서 차 안에서 시계를 가리키며,
"
지금 몇 시야?"라고 물었습니다.
딸내미가 
"
팔 시 삼 분"이라고 말하데요.

"
점 앞에는 시이고 뒤는 분인데 앞에는 하나둘처럼 읽고뒤에는 일삼으로 읽는단다.
그래서 지금(8:3)은 여덟 시 삼 분[여덜시 삼분]이라고 읽어야 한단다."
"
왜 그렇게 읽어야 해요팔 시 삼 분이라고 하면 안 돼요?"
"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시간을 읽을 때는 그렇게 읽는단다."
"
아빠 그럼 팔 시 세 분이라고 해도 안돼요?"
"
팔 시 세 분여덟 시 삼 분을 그렇게 읽으면 안 되냐고안 되지..."
"
왜 안되는데요?"
"
... 그건 말이다.... 아빠가 공부해서 나중에 알려줄게신호등 바뀌었다빨리 가자."

아침부터 진땀 뺐었습니다. ^^*

우리말에서 수를 쓰거나 읽는 방법을 따로 정하지는 않았습니다.
대략적인 경향과 흐름만 있을 뿐입니다
시를 나타내는 경우 '' '시간앞에서는 고유어계(하나...)로 읽지만
'
', ''이나 '', '앞에서는 한자어계(...)로만 읽습니다.
왜 그럴까요?

시장에서 "사과 한 개 주세요."라고 하지 "사과 일 개 주세요."라고는 안 합니다.
사과 열 개라고 하지사과 십 개라고는 안 합니다.
그러나 50개는,
사과 오십 개라고 하지사과 쉰 개라고는 별로 안 합니다.(나이에 따라 좀 다르더군요. ^^*)

구미호는
"
꼬리가 아홉 개 달린 여우" "꼬리가 구 개 달린 여우"라고는 안 합니다.

"
한 지점에서 길이 네 방향으로 갈라져 나간 곳" '사거리'라고도 하고 '네거리'라고도 합니다.
둘 다 표준말입니다.

어떤 때는 하나... 하고,
어디까지 일... 해야 하는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사거리보다 네거리가 더 좋은 것은 분명합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32757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38480
576 [2007/06/27] 우리말) 선거철이 벌써 시작되었나 봅니다 id: moneyplan 2007-06-27 5584
575 [2007/01/19] 우리말) 외교부가 하는 꼬라지 하고는... id: moneyplan 2007-01-19 5585
574 [2013/03/14] 우리말) 문제를 냈습니다 머니북 2013-03-14 5588
573 [2006/11/01] 우리말) 아빠, 원준이 또 똥쌌어요 id: moneyplan 2006-11-01 5589
572 [2006/11/29] 우리말) '메모지'가 아니라 '적바림'입니다 id: moneyplan 2006-11-30 5592
571 [2009/01/15] 우리말) 풋낯과 풋인사 id: moneyplan 2009-01-15 5602
570 [2009/04/07] 우리말) 속는 셈 치다 id: moneyplan 2009-04-07 5603
569 [2014/11/26] 우리말) 머지 않다와 멀지않다 머니북 2014-11-26 5603
568 [2013/06/24] 우리말) 혼신 머니북 2013-06-24 5605
567 [2008/03/04] 우리말) 내디딘과 내딛은 id: moneyplan 2008-03-04 5607
566 [2007/02/16] 우리말) 겉은 누렇게 익었으나 씨가 여물지 않은 호박은? id: moneyplan 2007-02-20 5608
565 [2007/02/01] 우리말) 명조 --> 바탕, 고딕 --> 돋움 id: moneyplan 2007-02-01 5614
564 [2007/06/14] 우리말) 담합이 아니라 짬짜미 id: moneyplan 2007-06-15 5614
563 [2015/10/30] 우리말) 무료로 주고 공짜로 받고 머니북 2015-11-02 5615
562 [2010/04/30] 우리말) 비게질 id: moneyplan 2010-04-30 5622
561 [2011/05/18] 우리말) 치근대다와 지분거리다 moneybook 2011-05-18 5625
560 [2011/09/08] 우리말) 복사뼈도 맞고 복숭아뼈도 맞습니다 머니북 2011-09-08 5628
559 [2015/06/05] 우리말) 먼지잼/애급과 출애굽기 머니북 2015-06-05 5629
558 [2017/09/06] 우리말) 달걀과 계란 머니북 2017-09-07 5629
557 [2011/08/26] 우리말) 충돌과 추돌 머니북 2011-08-26 56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