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2/01] 우리말) 거나하다/건하다

조회 수 5239 추천 수 0 2013.02.01 09:25:51

'거나하다'의 준말이 '건하다'입니다.
클 거 자()를 떠올려서 그러시는지 '건하다' '거하다'로 쓰시는 분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건하게 마셨다건하게 취하다가 바릅니다.

안녕하세요.

소리 없이 겨울비가 내리는 금요일 아침입니다.
몇 시간 열심히 일하면 이틀을 쉴 수 있다는 데 감사하며 오늘도 열심히 일하시죠. ^^*

어제 녁에는 조치원에서 친구들을 만나 한잔했습니다.
그 자리가 끝날 때쯤 제 머릿속에서는 두 가지 선택을 두고 열심히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기차를 타고 대전으로 가서 유성에 있는 집으로 갈 것인지,
반대쪽으로 가는 기차를 타고 수원 집으로 가서 애들을 볼 것인지...
오늘이 목요일이라 하루만 있으면 보긴 하는데...
여러 가지 생각이 머릿속에서 왔다 갔다 하면서도 제 몸은 이미 수원 가는 기차에 올라있었습니다. ^^*

수원집에 들어가니 12시가 넘었더군요.
잠자는 애들을 조용히 안아주고 저도 잠에 빠졌습니다.
아침에도 자는 애들 볼에 가볍게 뽀뽀해주고 일찍 나왔습니다.
이곳 세종시까지 오려면 2시간이 넘게 걸리니까요.

아마 어제저녁에 술을 한잔해서 애들이 더 보고 싶었나 봅니다.

오랜만에 술 이야기 좀 할게요. ^^*
흔히 술 따위에 어지간히 취한 상태에 있을 때 '거나하다'고 합니다.
거나한 목소리거나하게 취한 얼굴술기운이 거나하게 돌다술이 거나하게 취하다처럼 씁니다.

'
거나하다'의 준말이 '건하다'입니다.
앞에서와같이
건한 목소리건하게 취한 얼굴술기운이 건하게 돌다술이 건하게 취하다처럼 써야 합니다.

클 거 자()를 떠올려서 그러시는지
'
건하다' '거하다'로 쓰시는 분이 있습니다.

거하게 마셨다거하게 취하다처럼 쓰는 거죠.
그러나 이는 건하게 마셨다건하게 취하다가 바릅니다.

오늘 저녁에는 조치원에서 마시지 않고 수원에서 마십니다.
술기운이 건하게 돌기 전에 일찍 들어가서 맨정신에 애들을 꼭 안아주겠습니다. ^^*

고맙습니다.

보태기)
'
거나하다'의 풀이가 "술 따위에 어지간히 취한 상태에 있다."이므로
'
술이 거나하게 취하다'라고 하면 '취하다'를 두 번 쓰는 꼴입니다.
그러나 사전 풀이에 그런 보기가 있어서 여기에 옮겼습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
드러눕다]

안녕하세요.

고향에 잘 다녀오셨나요?
설마 고향에 가셔서 뒷방에만 드러눕다 오신 것은 아니시죠?

먼 길 다녀오셨으니,
아내 어깨도 주물러 주시고,
아이들은 부모님 안마도 좀 해 드리시길 빕니다.

흔히,
어딘가에 편하게 누운 것을 보고,
'
들어눕다'고 하시는데이것은 틀린 겁니다. '드러눕다'가 바릅니다.
'
들어눕다'는 낱말은 없습니다.

먼 길 운전하고 오셨지만
그래도 고향에 다녀오시면 기분이 좋죠?
'
고향'은 그 낱말만으로도 마음이 포근해집니다.
이 기분이 죽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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