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소리 없이 겨울비가 내리는 금요일 아침입니다. 몇 시간 열심히 일하면 이틀을 쉴 수 있다는 데 감사하며 오늘도 열심히 일하시죠. ^^*
어제 녁에는 조치원에서 친구들을 만나 한잔했습니다. 그 자리가 끝날 때쯤 제 머릿속에서는 두 가지 선택을 두고 열심히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기차를 타고 대전으로 가서 유성에 있는 집으로 갈 것인지, 반대쪽으로 가는 기차를 타고 수원 집으로 가서 애들을 볼 것인지... 오늘이 목요일이라 하루만 있으면 보긴 하는데... 여러 가지 생각이 머릿속에서 왔다 갔다 하면서도 제 몸은 이미 수원 가는 기차에 올라있었습니다. ^^*
수원집에 들어가니 12시가 넘었더군요. 잠자는 애들을 조용히 안아주고 저도 잠에 빠졌습니다. 아침에도 자는 애들 볼에 가볍게 뽀뽀해주고 일찍 나왔습니다. 이곳 세종시까지 오려면 2시간이 넘게 걸리니까요.
아마 어제저녁에 술을 한잔해서 애들이 더 보고 싶었나 봅니다.
오랜만에 술 이야기 좀 할게요. ^^* 흔히 술 따위에 어지간히 취한 상태에 있을 때 '거나하다'고 합니다. 거나한 목소리, 거나하게 취한 얼굴, 술기운이 거나하게 돌다, 술이 거나하게 취하다처럼 씁니다.
'거나하다'의 준말이 '건하다'입니다. 앞에서와같이 건한 목소리, 건하게 취한 얼굴, 술기운이 건하게 돌다, 술이 건하게 취하다처럼 써야 합니다.
클 거 자(巨)를 떠올려서 그러시는지 '건하다'를 '거하다'로 쓰시는 분이 있습니다.
거하게 마셨다, 거하게 취하다처럼 쓰는 거죠. 그러나 이는 건하게 마셨다, 건하게 취하다가 바릅니다.
오늘 저녁에는 조치원에서 마시지 않고 수원에서 마십니다. 술기운이 건하게 돌기 전에 일찍 들어가서 맨정신에 애들을 꼭 안아주겠습니다. ^^*
고맙습니다.
보태기) '거나하다'의 풀이가 "술 따위에 어지간히 취한 상태에 있다."이므로 '술이 거나하게 취하다'라고 하면 '취하다'를 두 번 쓰는 꼴입니다. 그러나 사전 풀이에 그런 보기가 있어서 여기에 옮겼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