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선글라스 맨]
안녕하세요.
며칠 전에 탈레반에 잡혀 있던 우리나라 사람들이 풀려났죠? 참으로 다행입니다. 탈레반과 협상할 때, 검은색 안경을 쓴 우리나라 협상 대표가 인상적이었는데요. 누리집에 보니 '선글라스 맨'이라는 꼭지로 사진이 돌아다니고 있네요.
우리는 보통 [썬그라스]라고 하는데 왜 '선글라스'라고 쓰죠?
외래어 표기법에 따르면, 따로 설 수 있는 말의 합성으로 이루어진 복합어는 그것을 이루는 말이 단독으로 쓰일 때의 표기대로 적는다고 규정되어 있습니다. 곧, 외래어 단어 두 개가 모여 하나의 단어가 되었을 때는 각각의 단어 발음을 그대로 쓰는 것이죠.
따라서, sunglass는 태양이라는 sun[선]과 유리라는 glass[글라스]가 합쳐진 말이므로, '선글라스'라고 쓰는 게 맞습니다.
이런 게 또 있습니다. 얼마 전에 소개해 드린 highlight입니다. high의 발음이 [하이]이고, light의 발음이 [라이트]라서, highlight의 발음도 [하일라이트]가 아니라 [하이라이트]가 되는 겁니다.
또, 태양 sun이 [썬]이 아니라 [선]인 까닭도 외래어 표기법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외래어 표기법에 따르면, 외래어를 적을 때 원칙적으로 된소리를 쓰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미 굳어버린 빵, 껌 따위는 어쩔 수 없지만 일반적으로 쓰는 낱말에는 된소리를 쓰지 않습니다. 그래서 뻐스가 아니라 버스고, 빠리가 아니라 파리고, 까페가 아니라 카페고, 씨스템이 아니라 시스템이고, 싸이클이 아니라 사이클이고, 르뽀가 아니라 르포고, 써비스가 아니라 서비스입니다.
'선그라스'라는 낱말 하나로도 이렇게 할 말이 많답니다. ^^*
이번 주도 자주 웃으시길 빕니다. 웃는 데는 돈이 들지 않습니다. ^____^*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보태기) 표준국어대사전에따르면 '글라스'는 '유리잔'으로 다듬었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