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4/01] 우리말) 이르다와 빠르다

조회 수 3128 추천 수 0 2013.04.01 10:23:44

꽃이 빨리 핀다고 하면,
꽃봉오리부터 시작하여 꽃이 활짝 필 때까지 짧은 시간에 이루어진다는 뜻일 것이고,
꽃이 일찍 핀다고 하면,
4
월 초에 피는 꽃이 3월 말에 핀다는 뜻이 될 겁니다.

안녕하세요.

월요일입니다.
아침 뉴스를 들으니 올해는 예전보다 꽃이 일찍 피어서 꽃놀이 잔치를 준비하시는 분들이 고민이 많으시다고 하네요.
날짜를 잘 맞춰서 꽃이 활짝 필 때 잔치를 해야 하는데그게 쉽지 않다는 뜻이겠죠.

1.
여러 번 드린 말씀이지만,
빠르다와 이르다는 다릅니다.
'
빠르다' 
"
어떤 것이 기준이나 비교 대상보다 시간 순서상으로 앞선 상태에 있다."는 뜻으로
그는 고시에 나보다 일 년 빠르게 합격했다저 차가 내 차보다 빠르다처럼 씁니다.
속도가 빠른 겁니다.

'
이르다' 
"
대중이나 기준을 잡은 때보다 앞서거나 빠르다."는 뜻으로
올해는 예년보다 첫눈이 이른 감이 있다아직 포기하기엔 이르다처럼 씁니다.
시기가 앞선 겁니다.

따라서,
꽃이 빨리 핀다고 하면,
꽃봉오리부터 시작하여 꽃이 활짝 필 때까지 짧은 시간에 이루어진다는 뜻일 것이고,
꽃이 일찍 핀다고 하면,
4
월 초에 피는 꽃이 3월 말에 핀다는 뜻이 될 겁니다.

이렇게 빠르다와 이르다는 다릅니다.

2.
꽃이 활짝 핀 것을 두고 '만개'했다고 합니다.
만개는 일본말에서 왔습니다.
활짝이 좋습니다.
내일쯤 그동안 알려드린 '만개'를 모아서 보내드리겠습니다.

3. 
봄에는 이러저러한 축제를 많이 합니다.
축제도 일본말입니다.
우리말은 잔치입니다.
모레쯤 그동안 보낸 '축제'를 모아서 보내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지난 2007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
아직도 엑기스???]

주말 잘 보내셨나요?

아무래도 주말은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은데,
아니나다를까 눈에 띄는 엉터리 말이 참 많네요.

토요일 아침 8 40 MBC에서 '엑기스'라는 자막을 내 보냈고,
일요일 아침 11 40 KBS 진품명품에서 '좋은 작품이라고 사료됩니다.'라고 했고,
곧이어 '해방 이후 최고의 전단'이라는 자막이 나왔습니다.
일요일 저녁 6 16 MBC에서 '대박의 꿈을 쫓는...'이라고 했고,
일요일 밤 11시에 KBS에서 '현해탄을 건넌다.'고 했습니다.

extract
를 일본말로 읽은 エキス[에끼즈] '진액'으로 바꾼 지가 언젠데...

'
좋은 작품이라고 사료됩니다.'가 아니라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가 바릅니다.
'
사료' '깊이 생각하여 헤아림'이라는 뜻인데 일본에서 온 낱말입니다. '생각'으로 쓰시면 됩니다.
'
행정순화용어'로 다듬은 지 오랩니다.
'
됩니다'도 바르지 않습니다.
전문가가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니까 생각합니다가 맞습니다객관성을 보이려고 그러시는 것 같은데,
사료됩니다나 생각됩니다는 바르지 않습니다.

'
해방' '광복'은 다릅니다.
해방(解放),
'
구속이나 억압부담 따위에서 벗어나게 함'이라는 뜻으로,
우리는 가만히 있는 가운데 
몇몇 강대국의 도움으로 일본 사람들의 압제에서 풀려났다는 수동적인 뜻이 있습니다.
광복(光復),
'
빼앗긴 주권을 도로 찾음'이라는 뜻이 있습니다.
,
우리 선조가 목숨을 바쳐가며 나라를 되찾았다는 능동적인 뜻이 담겨 있습니다.
그래서 8 15일은 '해방절'이 아니라 '광복절'입니다.

쫓다와 좇다는 다릅니다
내 몸이 이곳에서 저곳으로 움직이면 쫓다를 쓰지만그렇지 않으면 좇다입니다.
따라서 꿈은 쫓는 게 아니라 좇는 겁니다.

일본과 우리나라 사이에 있는 바다는 동해입니다.
일본해도 아니고 현해탄도 아닙니다.
현해탄은 우리나라 부산과 일본 옆에 있는 작은 일본 국립공원입니다.
일본에 가면서 현해탄을 건너가는 것은 맞을지 모르지만,
일본에 가는 것을 두고 '현해탄을 건넌다'고 하면 안 됩니다.

MBC
 KBS 기계가 잠시 고장 났었나 봅니다. ^^*

토요일 오후에 시장에 갔습니다.
광고지에 보니 엉터리가 눈에 확 띄더군요.

어떻게 '페스티벌' '페스티발'을 바로 옆에 써 놓을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이거야말로 아무 생각 없이 사는 겁니다.
외래어니까 대충 써도 된다고 생각하시고,
그냥 막 쓴 걸 겁니다.

festival
 '페스티벌'이라고 읽는데,
이것마저도 '잔치', '축전', '큰 잔치'로 다듬었습니다.

오래 살고 싶으니 긴 이야기는 하지 않겠습니다. ^^*

이번 주도 많이 웃으시고,
건강하게 보내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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