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담백한 게 아니라 깔끔한 것입니다]
안녕하세요.
즐거운 월요일입니다. 이번 주도 날씨가 물쿠고 무덥다고 합니다. 건강 잘 챙기세요.^^*
주말에는 유난히 먹을거리는 소개하는 방송이 많네요. 그 방송을 듣다 보면 '담백하다'는 낱말이 무척 많이 나옵니다.
이 담백은 음식이 느끼하지 않고 산뜻하다, 또는 아무 맛이 없이 싱겁다는 뜻입니다. 썩 맛있다는 느낌과는 거리가 먼 이런 낱말을 먹을거리를 소개하면서 왜 그리 많이 쓰는지 모르겠습니다.
어떤 책을 보면, '담백'이 틀리고 '담박'이 맞다고도 합니다. 국립국어원에서 만든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담백과 담박을 다 싣고, 복수 표준어로 봤지만, 한글학회 우리말큰사전에는 담백과 담박 어떤 것도 없습니다.
또 다른 책을 보면 단박이 아니라 담박이 맞고, 단백이 아니라 담백이 맞다고 합니다.
헷갈립니다.
제가 알기에 담백은 淡泊(たんぱく[단바꾸])라는 일본어에서 왔습니다. 묽을 담 자에, 배 댈 박 자를 써서 싱거운 맛 또는 산뜻한 맛을 뜻할 겁니다.
그럼, "맛이 참 담백하네요."라고 하면 무슨 뜻이죠? 분명히 맛있다는 뜻일 텐데, 어떻게 맛있다는 거죠? 제 생각에는 너무 싱겁지 않으면서 짜거나 맵지 않고, 느끼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썩 고소하지도 않은 것을 말할 겁니다. 그렇다면 담백보다는 깔끔하다나 개운하다는 낱말이 더 잘 어울립니다. 산뜻하다고 해도 됩니다.
"맛이 진짜 담백하네요"보다는 "맛이 참 깔끔합니다."나 "뒷맛이 개운합니다."가 더 멋지지 않나요?
글을 쓰다 보니 깔끔하고 개운한 동치미국물을 마시고 싶네요. ^^*
오늘 점심은 시원한 동치미국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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