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후덥지근과 후텁지근]
안녕하세요.
아침부터 비가 많이 오네요.
저는 작년 여름에는 어머니가 편찮으셔서 아주대학교 병원에서 여름을 났는데, 올해도 아내와 함께 병원에서 여름을 나야 할 것 같습니다. 지난 월요일 오후에 아내가 병원에서 수술을 했거든요. 덕분에(?) 오랜만에 병원에서 한뎃잠을 잤습니다. 에어컨도 제대로 틀어주지 않아 어찌나 후텁지근하고 불편하던지...
후덥지근한지 후텁지근한지... 어쨌든 불편했습니다.
후덥지근이 맞을까요, 후텁지근이 맞을까요?
답은 둘 다 맞습니다. '후덥지근하다'는 "열기가 차서 조금 답답할 정도로 더운 느낌이 있다."는 뜻이고, '후텁지근하다'는 "조금 불쾌할 정도로 끈끈하고 무더운 기운이 있는 모양."을 뜻합니다. 둘 다 그림씨(형용사)이고, 후텁지근이 후덥지근보다 큰말입니다. 비슷하게 소리 나는 '후터분하다'와 '후더분하다'는 "불쾌할 정도로 무더운 기운이 있는 모양."입니다. 마찬가지 그림씨입니다. 제가 보기에는 그게 그거 같습니다.
그러나 수더분하다는 다른 뜻입니다. "성질이 까다롭지 아니하여 순하고 무던하다"는 뜻이죠.
정리하면, 후덥지근과 후텁지근은 큰말 작은말 관계일 뿐 모두 표준어이며 뜻의 차이는 거의 없습니다. 후터분하다와 후더분하다도 거의 비슷한 뜻입니다.
다만, '후덕지근'은 틀린 말입니다.
어젯밤에도 에어컨을 틀어주지 않아 후터분했는데, 오늘은 에어컨을 틀어 병실이 후덥지근하거나 후텁지근하지 않기를 빕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