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넘지 말아야 할 금도?] 저는 웬만하면 뉴스는 꼭 보는 편입니다. 세상 돌아가는 것을 알아야 하잖아요.
요즘 뉴스는 거지반 정치와 선거 이야기네요. 제가 보기에는 다 마찬가진데...
정치인들이 하는 말 가운데, 좀 지나치다 싶으면 '금도를 넘어섰다'고 합니다. '금도'라는 낱말을 쓰면 고상하고 격조 높게 보인다고 생각하시는지 모르겠지만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금도'를 제대로 쓴 것도 아닙니다.
금도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모두 다섯 가지 뜻이 있다고 나옵니다. 1. 금도(金桃), 이름씨, 복숭아의 한 종류. 2. 금도(金途), 이름씨, 돈줄 3. 금도(琴道), 이름씨, 거문고에 대한 이론과 연주법을 통틀어 이르는 말. 4. 금도(禁盜), 이름씨, 도둑질하는 것을 금함. 5. 금도(襟度), 이름씨, 다른 사람을 포용할 만한 도량.
어떤 것을 봐도 넘지 말아야 할 선이라는 뜻은 없습니다. 제가 가진 모든 국어사전을 다 뒤져도 '금도(禁度)'라는 낱말은 없습니다. 일본어 사전을 봐도 그런 낱말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왜 '금도'를 쓰는지 모르겠습니다.
금도는, 옷깃 금(襟) 자에 법도 도(度) 자를 써서 넓은 옷깃처럼 크고 깊은 마음씨입니다. 병사들은 장군의 장수다운 배포와 금도에 감격하였다. 남의 흠을 알고도 모른척하는 장부의 금도... 처럼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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