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6/04] 우리말) 후순위와 차순위

조회 수 3825 추천 수 0 2013.06.04 09:08:51

그러나 '후순위'는 뒤에서부터 세는 순위입니다.
열 명이 시험을 봤다면 10등이 후순위 일 겁니다.
그럴 때는 '차순위'를 쓰는 게 좋을 겁니다.

안녕하세요.

어제 신문을 보니 어느 회사 채용공고에 이런 글이 있더군요.
'최종 합격자가 임용을 포기할 경우, 후순위자를 합격자로 선발할 수 있음.'

저는 그 글을 읽자마자 뭔가 턱하고 걸렸습니다.
여러분은 어때요?

먼저,
'임용'은 "직무를 맡기어 사람을 씀."이라는 뜻입니다.
사장이 '임용하고' 신규 직원은 '임용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임용을 포기'한다고 하면, 사장이 사람을 뽑지 않겠다고 마음을 바꾼 것이지,
합격한 사람이 그 회사에 가지 않겠다고 하는 게 아닙니다.
굳이 어려운 '임용'을 쓰지 않고
'최종 합격자가 회사에 오지 않겠다고 할 경우'로 바꿔쓰면 어떨까요?

'후순위자를 합격자로 선발할 수 있음'이라고 쓴 까닭은,
세 명을 뽑고자 했는데, 그 가운데 한 명이 회사에 오지 않겠다고 하면 4등을 뽑겠다는 뜻일 겁니다.
그러나 '후순위'는 뒤에서부터 세는 순위입니다.
열 명이 시험을 봤다면 10등이 후순위 일 겁니다.
그럼 4등을 뽑지 않고 10등을 뽑겠다는 뜻일까요?
그럴 때는 '차순위'를 쓰는 게 좋을 겁니다.
'후순위'나 '차순위' 모두 사전에 오른 낱말은 아닙니다.
그러나 뜻은 바르게 써야 하지 않을까요?

만약 위에 있는 문장을 보고 꼴등이 따지고 들면 어쩌시려고... ^^*

오늘도 무척 더울 것 같습니다.
여름은 더운 게 정상입니다.
계절과 다투지 마시고, 더위를 잘 즐기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18308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23871
1976 [2017/02/02] 우리말) 오지/깊은 산골 머니북 2017-02-03 3883
1975 [2011/11/10] 우리말) 책 소개(우리말 소반다듬이) 머니북 2011-11-10 3883
1974 [2011/11/07] 우리말) 자장면과 짜장면 머니북 2011-11-07 3883
1973 [2009/10/16] 우리말) 공공언어는 쉬워야 한다 id: moneyplan 2009-10-19 3883
1972 [2008/03/18] 우리말) 문제를 냈습니다 id: moneyplan 2008-03-18 3882
1971 [2008/11/21] 우리말) 훔치다와 닦다 id: moneyplan 2008-11-21 3881
1970 [2008/04/02] 우리말) 축제와 축전, 그리고 잔치 id: moneyplan 2008-04-03 3881
1969 [2007/02/16] 우리말) 겉은 누렇게 익었으나 씨가 여물지 않은 호박은? id: moneyplan 2007-02-20 3879
1968 [2012/08/16] 우리말) 올림픽 때 보낸 편지 머니북 2012-08-18 3877
1967 [2012/12/26 우리말) 년월일 쓰기 머니북 2012-12-26 3876
1966 [2008/08/01] 우리말) 문제를 냈습니다 id: moneyplan 2008-08-01 3876
1965 [2007/01/24] 우리말) 고주망태 id: moneyplan 2007-01-24 3874
1964 [2017/03/09] 우리말) '언어에 대하여' 머니북 2017-03-10 3873
1963 [2016/04/06] 우리말) 감치다(2) 머니북 2016-04-06 3873
1962 [2011/08/17] 우리말) 착하다(2) 머니북 2011-08-17 3872
1961 [2007/11/16] 우리말) 에두르다 id: moneyplan 2007-11-17 3871
1960 [2017/04/13] 우리말) 데구루루 머니북 2017-04-13 3870
1959 [2012/07/03] 우리말) 천장과 천정(2) 머니북 2012-07-03 3869
1958 [2017/08/16] 우리말) 달걀과 계란 머니북 2017-08-18 3868
1957 [2013/07/01] 우리말) 기상과 기후 머니북 2013-07-01 38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