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6/04] 우리말) 후순위와 차순위

조회 수 5991 추천 수 0 2013.06.04 09:08:51

그러나 '후순위'는 뒤에서부터 세는 순위입니다.
열 명이 시험을 봤다면 10등이 후순위 일 겁니다.
그럴 때는 '차순위'를 쓰는 게 좋을 겁니다.

안녕하세요.

어제 신문을 보니 어느 회사 채용공고에 이런 글이 있더군요.
'최종 합격자가 임용을 포기할 경우, 후순위자를 합격자로 선발할 수 있음.'

저는 그 글을 읽자마자 뭔가 턱하고 걸렸습니다.
여러분은 어때요?

먼저,
'임용'은 "직무를 맡기어 사람을 씀."이라는 뜻입니다.
사장이 '임용하고' 신규 직원은 '임용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임용을 포기'한다고 하면, 사장이 사람을 뽑지 않겠다고 마음을 바꾼 것이지,
합격한 사람이 그 회사에 가지 않겠다고 하는 게 아닙니다.
굳이 어려운 '임용'을 쓰지 않고
'최종 합격자가 회사에 오지 않겠다고 할 경우'로 바꿔쓰면 어떨까요?

'후순위자를 합격자로 선발할 수 있음'이라고 쓴 까닭은,
세 명을 뽑고자 했는데, 그 가운데 한 명이 회사에 오지 않겠다고 하면 4등을 뽑겠다는 뜻일 겁니다.
그러나 '후순위'는 뒤에서부터 세는 순위입니다.
열 명이 시험을 봤다면 10등이 후순위 일 겁니다.
그럼 4등을 뽑지 않고 10등을 뽑겠다는 뜻일까요?
그럴 때는 '차순위'를 쓰는 게 좋을 겁니다.
'후순위'나 '차순위' 모두 사전에 오른 낱말은 아닙니다.
그러나 뜻은 바르게 써야 하지 않을까요?

만약 위에 있는 문장을 보고 꼴등이 따지고 들면 어쩌시려고... ^^*

오늘도 무척 더울 것 같습니다.
여름은 더운 게 정상입니다.
계절과 다투지 마시고, 더위를 잘 즐기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35546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41099
1676 [2008/06/16] 우리말) 뭉그적거리다와 밍기적거리다 id: moneyplan 2008-06-16 5996
1675 [2007/11/10] 우리말) 베스트 셀러 id: moneyplan 2007-11-12 5996
1674 [2017/06/02] 우리말) 갑질 openmind 2017-06-03 5995
1673 [2017/05/31] 우리말) 멀찌가니/멀찌거니 머니북 2017-05-31 5995
1672 [2013/01/11] 우리말) 찌푸리다 머니북 2013-01-11 5995
1671 [2011/11/11] 우리말) 수산용어 다듬기 머니북 2011-11-11 5995
1670 [2008/10/31] 우리말) 권커니 잣거니 id: moneyplan 2008-10-31 5995
1669 [2008/03/18] 우리말) 문제를 냈습니다 id: moneyplan 2008-03-18 5994
1668 [2007/11/23] 우리말) 빗밑이 재다 id: moneyplan 2007-11-23 5994
1667 [2012/02/08] 우리말) 칭칭/친친/찬찬 머니북 2012-02-08 5993
» [2013/06/04] 우리말) 후순위와 차순위 머니북 2013-06-04 5991
1665 [2011/10/13] 우리말) 연방과 연신 머니북 2011-10-13 5992
1664 [2008/05/30] 우리말) 무색 치마 id: moneyplan 2008-06-03 5990
1663 [2007/03/08] 우리말) 껄쩍지근한 CNN id: moneyplan 2007-03-09 5989
1662 [2012/11/02] 우리말) 높이다와 제고 머니북 2012-11-02 5988
1661 [2011/07/05] 우리말) 갈망 머니북 2011-07-05 5988
1660 [2015/03/10] 우리말) '많이 춥다' -> '꽤 춥다' 머니북 2015-03-10 5986
1659 [2011/07/15] 우리말) 문제를 냈습니다 머니북 2011-07-15 5985
1658 [2007/05/18] 우리말) 고마움과 감사 id: moneyplan 2007-05-18 5984
1657 [2007/07/09] 우리말) 평창이 안타까워서... id: moneyplan 2007-07-09 59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