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맹세와 다짐]
어제는 임재춘 교수님의 글쓰기 특강을 들었습니다. 참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많은 분이 글쓰기에 관심이 있다는 것도 볼 수 있었습니다. 아름다운 우리말로 깔끔한 글을 쓴다는 것은 그 사람의 품위를 보여주는 것일 겁니다.
어제 뉴스를 보니 "행정자치부가 '국기에 대한 맹세'의 문안을 바꾼다"라고 하네요. 여기저기 읽어보니 국가우선주의, 군국주의, 반민주적, 시대상 등 여러 이야기가 나오는군요.
바꾸고 말고는 뒤로하고 저는 다른 것이나 좀 볼게요. '국기에 대한 맹세'에서 꼭 맹세(盟誓)를 써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다짐이라는 우리말이 있는데 왜 어려운 盟誓를 쓰죠?
또 어디서는 '맹세문'을 다듬는다고 하는데, '맹세문'보다는 '다짐글'이 더 낫지 않을까요?
우스갯소리 하나 할게요. 농촌진흥청 연구소의 어떤 소장님이 날마다 아침 7:30에 과장 회의를 했습니다. 그걸 보고 그렇게 하면 과장들이 반발하지 않냐고 물으니, 그 소장님이 하시는 말씀이, "그것은 과장들이 원해서 그렇게 한 것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무슨 말인고 하니, 아침 7시와 7시 반 가운데서 언제 회의를 하는 게 좋겠냐고 물으셨고, 과장들이 한결같이 7시 반이라고 대답했다는 겁니다. 그러니 과장들이 원해서 7시 반에 회의를 하는 게 맞지 않느냐고 하셨다네요. 틀린 말은 아닙니다만......
행정자치부에서 '국기에 대한 맹세'를 바꾸면서 세 가지 보기를 제안했습니다. 이 가운데 하나를 결정하고 나서, 국민이 그렇게 원해서 바꿨다고 할까 두렵습니다. 그러면서 맹세는 그냥 두겠죠. 국민들이 원해서......
우리말123
보태기) 오늘 치 우리말 편지는 '맹세'라는 낱말을 쓰자 말자의 문제를 짚고자 하는 게 아닙니다. 쉬운 우리말을 쓰자는 게 오늘 편지의 벼리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