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6/28] 우리말) 알맞은과 걸맞은

조회 수 3498 추천 수 0 2013.06.28 11:03:00

'걸맞다' '알맞다'가 그림씨(형용사)이므로 관형형 어미 '-'과 합쳐질 수 없고, '-'과 같이 써야 합니다.

안녕하세요.

그리 덥지 않은 아침입니다. ^^*

오늘은 어제 편지를 보시고 댓글을 달아주신 황성하 님의 편지를 함께 읽겠습니다.

성 박사님의 말씀에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우리가 별 생각 없이 쓰는 말이남에게 엄청난 상처를 주게 됩니다.
말에는 그 말이 안고 있는 속뜻이 있고독특한 향기가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우리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바로그게 정신이 되고분위기에 맞게 굳어집니다.
사람이 태어날 때고민 끝에 이름을 짓는 것도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아기가 태어날 때몇 날 며칠을 고민하고 힘들여 생각하는 이유는 불리는 이름에 따라 사람의 앞날이 바뀌기도 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바로 며칠 전에방송을 수십 년 간 해온 여자 분이어느 농가의 농부에게 "송아지가 탄생해서 얼마나 기쁘겠습니까?" 이렇게 표현하기에 나는 귀를 의심했습니다
탄생이라는 말을 짐승에게조차 붙일 수 있는가나는 그 순간그 인기 있는 방송인의 얼굴을 뚫어지게 바라보며,그거밖에 안 되는구나하고 혼자 중얼거리고 말았습니다.
방송을 20년 넘게 하시는 분도별 뜻 없이툭 던지는 말의 파장이 어떻게 미칠지 생각을 하지 못한 것 같아요.

아무튼 '희귀병'이 아닌 '희소병'으로 빨리 보완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감사합니다.


좋은 글 보내주신 황성하 님께 고맙다는 인사를 드립니다.


벌써 금요일입니다.
주말에 어떤 계획을 세우셨나요?
저는 식구와 함께 내년에 집 지을 땅을 보러 전주에 갑니다.
우리말 편지에서 몇 번 소개해 드렸듯이제가 다니는 일터가 내년에 전주로 이사를 갑니다.
당연히 저희 식구도 이사를 해야 하는데요그동안에 아파트에서만 살았기에이번에는 집을 지어 애들이 맘껏 뛰놀게 할 생각입니다.
주말에 그 집터를 보러 갑니다.
땅만 사 뒀지집을 어떻게 짓겠다는 계획은 아직 세우지 못했습니다돈이 없어서요. ^^*
사람은 분수에 걸맞게 살아야 한다는데집 짓고 사는 게 제 분수에 맞는지 모르겠습니다.

위에서 '걸맞다'를 썼는데요.
흔히 '걸맞는 지출걸맞는 집알맞는 운동따위처럼 '-'을 씁니다.
그러나 이는 '-'이 바릅니다.
'
걸맞다' '알맞다'가 그림씨(형용사)이므로 관형형 어미 '-'과 합쳐질 수 없고, '-'과 같이 써야 합니다.
쉬운 보기를 들면,
'
검은 손', '맑은 물'을 들 수 있습니다.
'
검다' '맑다'가 그림씨이므로 '검는 물'이나 '맑는 물'이라 하지 않고 '검은 물', '맑은 물'이라고 하는 것을 들 수 있습니다.

'
알맞는'으로 쓰는 것은
아마도 '맞다'가 움직씨(동사)라서 '맞는'으로 쓰이기 때문에 거기에 이끌려서 그렇게 된 것 같습니다그냥 제 생각입니다.

어쨌든,
"
두 편을 견주어 볼 때 서로 어울릴 만큼 비슷하다"는 뜻을 지닌 '걸맞다'
그림씨이므로 '걸맞은'으로 써야 하고,
"
일정한 기준조건정도 따위에 넘치거나 모자라지 아니한 데가 있다"는 뜻의 '알맞다'
'
알맞은'으로 써야 바릅니다.

아파트가 아닌 집을 짓고 사는 게 제 분수에 '걸맞은건지는 모르지만,
애들과 같이 집에서 맘껏 뛰어노는 것은 제 나이에 '알맞은것 같습니다. ^^*

주말 잘 보내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보태기)
제가 수원에 사는데요수원 아파트 전셋값이나전주에 집 짓고 사는 것이나 돈으로 보면 별 차이가 없더군요
그래서 큰 맘 먹고 저지른 겁니다. ^^*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
일 뒤에도 점을 찍어야 합니다]

오늘은 어제보다 덜 더울 거라죠어제는 너무 더웠습니다일터에 에어컨도 없는데......

오늘이 2007 5 29일이죠?
뭐 딱히 무슨 뜻깊은 날이라서 이렇게 말씀드리는 게 아니라
날짜를 나타내는 법을 말씀드리려고요.

흔히,
2007
 5 29일을 '2007. 5. 29'로 나타냅니다.
년과 월 뒤에는 온점(.)을 찍지만 일 뒤에는 온점을 찍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틀린 겁니다.
일 뒤에도 온점을 찍어야 합니다.
이때의 온점은 ''을 갈음하는 것이므로 일 뒤에도 꼭 점을 찍어야 합니다.
'2007. 5. 29.'
이 맞는 거죠.

날짜 뒤에 요일을 쓸 때도 마찬가집니다.
'2007. 5. 29(
)'가 아니라
'2007. 5. 29.(
)'로 써야 합니다.
날짜 뒤에도 꼭 점을 찍습니다.

왜 이리 시간이 잘 가는지 모르겠습니다.
하는 일 없이 시간만 가니...

우리말123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수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20095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25639
1876 [2014/02/10] 우리말) 발자국 소리 머니북 2014-02-10 4154
1875 [2014/02/07] 우리말) 불임이 아니라 난임 머니북 2014-02-10 3639
1874 [2014/02/06] 우리말) 본데없다 머니북 2014-02-06 3797
1873 [2014/02/05] 우리말) 오뎅과 돈가스 머니북 2014-02-05 3855
1872 [2014/02/04] 우리말) 말갈망 머니북 2014-02-04 3274
1871 [2014/02/03] 우리말) 설 잘 쇠셨나요? 머니북 2014-02-03 3994
1870 [2014/01/29] 우리말) 커피 나오셨습니다 머니북 2014-01-29 3211
1869 [2014/01/28] 우리말) 우리말 속 일본말 머니북 2014-01-28 3635
1868 [2014/01/27] 우리말) 엔간하다와 웬만하다 머니북 2014-01-28 3857
1867 [2014/01/24] 우리말) 사람을 제대로 높일 때 나도 존중받습니다 머니북 2014-01-24 3909
1866 [2014/01/23] 우리말) '만일 내가 다시 아이를 키운다면' 머니북 2014-01-23 7206
1865 [2014/01/22] 우리말) 윤슬 머니북 2014-01-22 3806
1864 [2014/01/21] 우리말) 사전 머니북 2014-01-21 3675
1863 [2014/01/20] 우리말) 건달, 놈팡이, 깡패는 다국적 언어 머니북 2014-01-20 3596
1862 [2014/01/17] 우리말) 메모와 적바림 머니북 2014-01-17 3640
1861 [2014/01/16] 우리말) '곯아떨어지다' '골탕' '곯다' 머니북 2014-01-16 4235
1860 [2014/01/15] 우리말) 담합/짬짜미/카르텔 머니북 2014-01-15 3349
1859 [2014/01/14] 우리말) 예수남은 머니북 2014-01-14 3727
1858 [2014/01/13] 우리말) 할머니께서 아프십니다? 머니북 2014-01-13 3451
1857 [2014/01/10] 우리말) 사물 존대 동영상 머니북 2014-01-10 1442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