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칠칠치 못한...]
조금 전에 칠칠치 못한 제가 컴퓨터 자판기에 커피를 엎질렀습니다. 평소에 워낙 덤벙대다 보니 이런 일이 처음은 아니지만...
옆에서 한 술 더 뜨네요. 정희 씨가 말하길, 제가 술기운이 떨어져서 그런다나... 어쩐다나... 약기운 떨어져서 그런다고 하지 않아 다행이긴 하지만...^^*
오늘은, 제가 숙맥, 바보, 천치, 등신, 맹추, 먹통이, 얼간이, 맹꽁이, 멍청이, 머저리, 칠뜨기, 득보기, 바사기, 째마리, 멍텅구리, 어리보기라는 것을 보여준 기념으로 우리말 편지를 하나 더 보냅니다.
'칠칠맞다'는 낱말이 있습니다. 주로 '않다', '못하다' 따위와 함께 쓰여서, '칠칠하다'를 속되게 이를 때 씁니다.
사실 '칠칠하다'는 그림씨(형용사)로 좋은 뜻의 낱말입니다. "일 처리가 민첩하고 정확하다", "주접이 들지 않고 깨끗하다."는 뜻이죠.
따라서, 저처럼 덤벙대다 커피를 엎지르면 '칠칠맞게 커피를 엎지른다'고 하면 안 되고, '칠칠치 못하게 커피나 엎지른다'고 해야 합니다.
칠칠하다가 좋은 뜻인데, 일 처리가 민첩하고 정확하다고 비꼬면 말이 안 되잖아요. 그렇지 못하다고 나무라야 하니, 칠칠치 못하다고 해야 맞죠.
저는 칠칠하지 못해 가끔 커피나 엎지르는 칠칠치 못한 사람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