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8/29] 우리말) 점잔과 점잖

조회 수 6019 추천 수 0 2013.08.29 09:42:44

우리말에는 
'점잔'이라는 이름씨(명사)도 있습니다.
점잔을 빼다, 점잔을 부리다, 점잔을 피우다처럼 씁니다.

안녕하세요.

오늘 아침에는 수원에서 출근했습니다.
새벽에 집을 나서는데 제법 서늘한 기운이 있더군요.
그리 용을 쓰던 더위도 이제는 물러갔나 봅니다. ^^*

그제 보낸 편지에서 '넘늘이'라는 낱말을 소개했습니다.
"점잔을 지키면서도 말이나 행동을 흥취 있게 하여 즐겁게 하는 일."을 뜻한다고 말씀드렸는데요.
몇 분이 '점잔'이 오타인 것 같다는 댓글을 주셨습니다.

우리말에는 
'점잖다'라는 그림씨(형용사)가 있습니다.
"언행이나 태도가 의젓하고 신중하다.", "품격이 꽤 높고 고상하다."는 뜻입니다.

'점잔'이라는 이름씨(명사)도 있습니다.
"점잖은 태도."를 뜻합니다.
점잔을 빼다, 점잔을 부리다, 점잔을 피우다처럼 씁니다.

따라서,
넘늘이를 설명하면서 쓴
'점잔을 지키면서도...'는 틀린 게 아닙니다.

어떤 자리에서건 너무 점잔을 빼는 것도 좀 그렇지만,
그렇다고 너무 나서는 것도 별로 좋게 보이지는 않겠죠? ^^*

그저 점잖게 말하고, 점잖게 움직이며
넘늘이한 삶을 살고 싶습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싸 군과 국제전화]

어젯밤에 늦게 들어가서 잠이 오지 않아 텔레비전을 틀어놓고 뒹굴다 보니
재밌는 광고가 하나 보이네요.
차범근 감독과 가수 싸이가 나와서 국제전화를 이야기하는 것인데,
차범근 감독이 싸이 씨더러 '싸 군!'이라고 합니다.
여러분은 그 광고를 보시면서 무슨 생각을 하셨나요?
저는 온도가 생각났습니다.
무슨 뚱딴지같이 온도냐고요? ^^*

온도를 나타내는 단위에 섭씨가 있습니다. 흔히 우리가 보는 C로 나타내는 단위죠.
그 C는 Celsius에서 왔고, F는 Fahrenheit에서 왔다는 것은 물리 시간에 다 배우셨죠?

그 Celsius에서 섭씨라는 이름씨(명사)가 만들어졌는데,
그 단위를 처음 제안한 Celsius를 중국 사람들이 攝氏(섭씨)로 부른 데서 그 유래를 찾을 수 있습니다.
비슷한 단위인 화씨는
Fahrenheit를 華氏(화씨)라고 부르면서 붙은 이름입니다.
만약에 제가 그 온도 체계를 만들었다면, 
지금은 온도를 '성씨'라고 부를지도 모릅니다. ^^*

절대 그럴 리 없겠지만,
미국 대통령 부시가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어떤 정책을 만들면 아마도 '부씨정책'이라고 이름이 붙을 겁니다.

그냥 웃자고 해본 소립니다. 
오늘도 많이 웃고 살자고요.
웃으면 복이 온다잖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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