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맞히다와 맞추다]
저는 우리말 편지를 쓰면서 될 수 있으면 실수하지 않으려 무척 노력합니다. 제 실력이 짧아, 제가 몰라서 하는 실수라면 어쩔 수 없지만, 알면서도 실수를 한다면 안 되죠.
그런데...... 어제 보낸 편지를 보면, '미국이 애먼 데 와서'...라고 해야 하는데 '애먼 더 와서'라고 '데'를 '더'로 쓰는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또, 무슨 나무인지 맞히시면 선물을 보내드릴게요 ^^*(맞추시면이 아닙니다.) ...... 나무 이름을 먼저 맞추시는 다섯 분에게 선물을 드리겠습니다. 라고 보냈습니다.
앞에서는 맞추다고 하면 안 되고 맞히다고 해야 한다고 해 놓고서는 뒤에서 저는 맞추다고 했습니다. 멍청한 짓을 한 거죠.
오늘은 제 잘못을 뉘우치며 맞추다와 맞히다를 짚어 볼게요.
실은 무척 쉽습니다.
맞추다는 '서로 떨어져 있는 부분을 제자리에 맞게 대어 붙이다.'는 뜻이고, 맞히다는 '문제에 대한 답이 틀리지 아니하다'는 '맞다'의 사동사입니다. 이렇게 쉽게 가를 수 있는데도 가끔은 헷갈립니다.
더 쉽게는, '맞추다'는 '대상끼리 서로 비교한다'는 뜻이 있고, '맞히다'는 '문제의 답을 정확하게 고르다'를 뜻입니다.
그래서 조각을 맞추고, 시험이 끝난 뒤 친구와 답을 맞추고, 장부와 맞추고, 보조를 맞추고, 시간을 맞추고, 노래에 맞춰 가야금을 타고, 비위를 맞추고, 입을 맞추는 겁니다.
마땅히, 정답을 맞히고, 수수께끼를 맞히고, 사진에 보이는 나무의 종류를 맞히는 겁니다.
이렇게 쉬운데도 제가 틀렸습니다. 저는 우리말편지를 10년은 보내고 싶은데, 5년도 채 안 되어서 물러나야 할까 두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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