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9/10] 우리말) 부나비

조회 수 7856 추천 수 0 2013.09.10 07:38:24

솔과 나무가 합쳐져 '솔나무'가 아닌 '소나무'가 되듯이,
불과 나비가 합쳐져 '불나비'가 아닌 '부나비'가 되었을 겁니다.

안녕하세요.

어제 오후에 누리집에 뜬 기사가 눈길을 끄네요.
'"수능 방불"... 스무살 공시족 급증'이라는 제목을 단 기사입니다.
http://media.daum.net/society/newsview?newsid=20130909142107462
기사 가운데,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불필요한 대학 졸업장에 기대기보다 고교 공부만 가지고도 합격해 평생을 보장받을 수 있는 공무원에 '스무 살 청춘'들이 부나비처럼 모여드는 것이다.'라는 월(문장)이 있습니다.

1.
솔과 나무가 합쳐져 '솔나무'가 아닌 '소나무'가 되듯이,
불과 나비가 합쳐져 '불나비'가 아닌 '부나비'가 되었을 겁니다.
그러나 표준국어대사전에서 '불나비'를 찾아보면 '부나비'의 원말이라 나와 있고,
'부나비'를 따라가 보면 '불나방'을 뜻한다고 나와 있습니다.
'불나방'은 온몸에 어두운 갈색 털이 빽빽이 덮여 있고 뒷날개는 주황색 바탕에 네 개의 검은 무늬가 있는 곤충입니다.
곧,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불나비/부나비/불나방을 모두 표준말로 보고 있으며, 뜻도 같다고 봅니다.

제가 보기에는
'솔+나무'가 '소나무'가 되었듯이, '불+나비'가 '부나비'가 된 것 같은데...
불나비/부나비/불나방이 모두 같은 뜻이라고 보기에는 좀...
그냥 제 생각입니다.


2.
오늘 오후에 회사에 연가를 내고 전남대학교에 갑니다.
가서 취업 특강을 하는데요. 아마도 이 기사를 따다가 부나비 이야기를 좀 할 것 같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하는 길은 무척 여러 가지가 있으니
공무원과 대기업에 너무 목을 매지 말라고 이야기할 겁니다.
다다음 주에는 충남대학교에 가서 비슷한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을 것 같습니다.


3.
가을철에는 취업과 관련하여 특강을 받는 때가 많습니다.
또 10월이 되면 공무원과 우리말을 주제로 특강을 해달라는 곳도 많습니다.
지난주에는 익산에 있는 전라북도농업기술원에 다녀왔는데요.
이번 주 금요일에는 나주에 있는 전라남도농업기술원에 가서 '공무원과 우리말'을 주제로 이야기합니다.

이곳 업무와 직접 관련이 없으므로 모두 연가를 내고 다녀오는 겁니다.
오해하시면 안 됩니다. ^^*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나리가 이울어갑니다]

며칠 전부터 MBC 자막 틀린 것을 좀 꼬집었더니,
왜 MBC만 미워하느냐고 하시는 분이 계시네요.
그래서 오늘은 KBS도 좀 미워해(?) 볼게요. ^^*
오늘 아침이 아니라 어제 아침 뉴스였는데요.
8시 8분쯤 KBS2에서,
서울시가 밤에 불법 광고물을 단속하면서 밤새 실랑이가 있었다고
기자가 이야기했고, 자막도 그렇게 나왔습니다.
이때는 '실랑이'가 아니라 '승강이'라고 해야 합니다.
실랑이는 '이러니저러니, 옳으니 그르니 하며 남을 못살게 굴거나 괴롭히는 일'이고,
승강이는 '서로 자기 주장을 고집하며 옥신각신하는 일'을 말합니다.

오늘 이야기 시작하죠.

제가 일하는 곳에는 항상 식물과 꽃이 있습니다.
농사짓는 사람들이 모여있다 보니 식물이 있는 것이 마땅하고,
게다가, 원예연구소 사람들이 있어 꽃도 끊이지 않습니다.
지금은 회의탁자 위에 나리꽃이 있습니다.

흔히,
'나리'는 자생나리만을 뜻하고,
'백합'은 흰 꽃이 피는 백합을 뜻하는 것으로 알고 계시는데,
백합(百合)의 우리말이 '나리'입니다.
백합은 약 1백 개의 인편이 합쳐서 하나의 구근을 이루기 때문에 백합(百合)이라고 했다고 하네요.

오늘 하고자 하는 말은 그게 아니라,
지금 제 일터 회의탁자에 있는 나리꽃이 이울어갑니다.
원예연구소에서 관심을 좀 두시길 빕니다. ^^*

앞에서 꽃이 이울다는 말을 했는데요.
이울다는 '꽃이나 잎이 시들다.'는 뜻으로
'꽃이나 풀 따위가 말라 생기가 없어지다.'는 뜻의 '시들다'와 거의 같은 뜻이죠.

어쨌든,
제 일터에 있는 나리꽃이 이울고 시들어갑니다.
농촌진흥청 원예연구소 분들 들으셨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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